레바논 전 재무장관 사파디, 시위대 반발에 "총리 안 맡겠다"

입력 2019-11-17 17:25  

레바논 전 재무장관 사파디, 시위대 반발에 "총리 안 맡겠다"
시민들 "부패한 정치인" 비판 …새 내각 구성 지연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지중해 연안국가 레바논의 주요 정파들이 새 총리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던 모하메드 사파디 전 재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파디 전 장관은 이날 낸 성명에서 시위대가 급진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모든 정파가 지지하는 '조화로운 정부'를 구성하기 어렵다며 총리직을 포기한다고 밝힌 것으로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사퇴를 발표한 사드 하리리 전 총리가 총리직에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파디 전 장관은 주요 정당들과 협의를 거쳐 총리직 포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레바논 매체들은 지난 14일 이슬람 수니파를 대표하는 하리리 전 총리, 시아파를 대변하는 헤즈볼라와 그 동맹인 아말이 회의를 거쳐 사파디 전 장관을 새 총리로 지명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수니파인 사파디 전 장관은 2011∼2014년 재무장관으로 일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유명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위대는 사파디 전 장관 역시 부패한 정치인이라며 신임 총리 내정에 거세게 반대했다.
특히 지난 15일 사파디 전 장관의 고향인 북부도시 트리폴리에서는 수천 명이 참가한 항의시위가 진행됐다.
사파디의 총리직 포기로 레바논의 새 내각 구성이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에서는 지난달 17일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의 세금 계획에 대한 반발로 시위가 시작됐고 막대한 국가부채와 높은 실업률 등 경제난에 화가 난 민심이 폭발했다.
시민들은 한 달 동안 이어진 시위에서 기득권 정치인들의 퇴진과 전문적인 기술관료들로 구성된 새 내각을 요구했다.
18개 종파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레바논은 종파 간 권력 안배를 규정한 헌법에 따라 기독교계 마론파가 대통령을 맡고, 총리와 국회의장은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 담당하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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