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서 美민주 펠로시 하원의장 비꼬며 '증언·서면답변' 제안에 응수
백악관이 관리들에 조사불응 지시한 가운데 실제 증언대 설지는 불분명
이번 주 선들랜드 駐EU 대사 등 청문회 증언대에 9명 출석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안용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것을 강력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전날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해 탄핵조사 증언을 제안한 것을 거론하면서 "비록 내가 아무 잘못한 것이 없고, 이 적법 절차 없이 진행되는 사기극(hoax)에 신뢰성을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그 아이디어를 좋아하며, 의회가 다시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그것을 강력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자신에게 탄핵조사 증언·답변을 제안한 것과 관련, "펠로시는 가짜 탄핵 마녀사냥과 관련해 내가 증언할 것을 제안했다. 그녀는 또한 내가 서면으로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CBS 시사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정보를 갖고 있다면 정말로 보고 싶다"면서 "그는 원하는 모든 진실을 말할 수 있다"고 언급, 의회 증언과 서면 답변을 포함해 모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전날 제안에 대한 반응을 언급하기에 앞서 "우리의 미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사회기반시설, 의약품 가격 인하, 그리고 더 많은 것은 어디에 있나?) 하원 의장, 불안한(Nervous) 낸시 펠로시"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펠로시를 향해 그녀가 곧 사라질 것을 아는 급진 좌파에 의해 겁에 질렸고, 그들과 가짜 뉴스 미디어가 펠로시의 보스라고 공격하고 펠로시가 나온 프로그램도 원래 명칭 '페이스 더 네이션'이 아닌 '디페이스(DEFACE) 더 네이션'이라고 대문자로 써서 비꼬았다. 트럼프가 바꿔 붙인 단어에는 무엇을 훼손하거나 더럽힌다는 의미가 있다.
이날 트윗과 관련, 로이터통신은 "탄핵조사를 이끄는 하원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그를 증인으로 부르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는 기꺼이 증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트럼프는 탄핵조사에서 서면 증언을 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며 서면조사 가능성을 전망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는 현재까지 조사에 협조할 것을 거듭 거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면 또는 직접 증언을 강력히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며 "백악관은 관리들에게 조사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며 트럼프 자신이 특히 선서 하에 증언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지난주 첫 공개 청문회를 연 하원은 19일부터 2주차 일정에 나선다.
19일에 팀 모리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보좌관인 제니퍼 윌리엄스, NSC 유럽 담당 국장으로 근무 중인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대표가 출석한다.
20일에는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 대사와 데이비드 헤일 국무부 정무차관, 로라 쿠퍼 국방부 부차관보가, 21일에는 피오나 힐 전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 트럼프 대통령과 선들랜드 대사간의 통화를 들었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의 정무참사관인 데이비드 홈스가 증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펠로시 하원의장은 당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거래하면서 권한을 남용한 것은 명백하다"며 "하원은 국가 원수의 법 위반에 대해 조사할 헌법상의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또 "공화당은 탄핵이 아니라 내년 대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이 결정돼야 한다고 하지만 이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가 결국 미국의 군사 원조를 받았기 때문에 대가성이 없다는 공화당의 입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요와 뇌물 의혹에 대한 폭로와 청문회가 공식 개시되자 원조가 이뤄졌다는 게 엄연한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가 이뤄진 7월 이전에 이미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지렛대로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이날 추가로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제보자는 "지난 5월 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조사에 착수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곤란하다'며 마리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직원들에게 조언을 요구했었다"고 AP 통신에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주재하는 국무부 직원들은 이러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우려를 적어도 3번씩은 접했으며, 이를 정리한 메모도 국무부에서 회람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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