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노란 조끼' 1주년 집회 폭력시위 변질 비난

입력 2019-11-19 18:55  

마크롱, '노란 조끼' 1주년 집회 폭력시위 변질 비난
지난 주말 파리의 일부 폭력시위 거론 "이상과 폭력적 허무주의 혼동 말아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주말 '노란 조끼' 연속시위 1주년 집회에서 일부 폭력 양상이 나타난 것을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오랜 기간 봉직한 지방의 소도시 시장 4명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최근 '노란 조끼' 1주년을 기념하는 파리 시내 집회의 폭력양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르푸앙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마크롱은 "(일부 시위대가) 증오를 선동하고 이상을 내세워 거리에서 폭력을 일으키는데 많은 이들이 이에 침묵하고 공범자가 된다"면서 "이상과 폭력적 허무주의를 혼동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란 조끼' 연속시위 초기에 농어촌 지역에서 참여한 시민들에게는 "형제애가 있었다"면서 높이 평가하면서도, "일부가 익명의 뒤에 숨어 폭력을 추구해 노란 조끼의 운동을 변질시켰다"고 덧붙였다.
지난 16∼17일 파리 남서부 플라스디탈리 지구에서는 노란 조끼 1주년 시위 도중 일부 시위대가 은행 지점을 부수고 도로변에 주차된 승용차를 전복시킨 뒤 불을 지르는 등 폭력양상을 보였다.


같은 날 지중해 연안 도시 몽펠리에에서도 1천500여명의 시위대가 도심에 모여 집회를 벌였고, 여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국회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이 일부 시위대의 습격으로 파손됐다.
다른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노란 조끼 1주년 집회가 별다른 충돌 없이 진행됐다. 지난 16∼17일 파리 근교 곳곳의 원형 로터리에는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모여 마크롱 정부를 비판하는 전단을 운전자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노란 조끼' 연속시위는 프랑스 서민의 기득권 정치 엘리트와 부유층에 대한 불만이 폭발적으로 분출한 현상이다.
작년 11월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로 시작해 매주 토요일 전국의 도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집회 명칭은 참가자들이 교통사고를 대비해 차량에 의무적으로 구비하는 노란 형광 조끼(Gilet jaune)를 입고 나와서 붙여진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노란 조끼 시위의 규모와 파급력이 예상을 넘어서자 유류세 인상 백지화, 최저임금 인상, 소득세 인하 등의 민심 수습책을 잇달아 발표한 바 있다.
올여름 바캉스철을 전후로 잠잠해졌던 노란 조끼 시위의 열기는 최근 들어 정부의 연금개편 추진에 반대하는 운동과 결합해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노란 조끼 시위 동력은 내달 5일 시작하는 연금개편 반대 총파업, 장외집회와 결합할 것으로 전망돼 프랑스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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