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성지 될까봐' 히틀러 생가 경찰서로 개조

입력 2019-11-20 09:12   수정 2019-11-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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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성지 될까봐' 히틀러 생가 경찰서로 개조
철거하려다 정치권·역사학계 반발해 대안 선택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나치 독일을 이끈 아돌프 히틀러의 오스트리아 생가가 경찰서로 개조된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북부 브라우나우에 있는 히틀러 생가 건물이 신(新)나치주의 등 극우세력의 '성지(聖地)가 되는 것을 차단하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볼프강 페쇼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이 그 주택을 쓰기로 한 정부 결정은 이 건물이 나치주의를 기념하는 장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분명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2016년 히틀러 생가의 권리를 확보했으나 전 소유주와 법적 분쟁으로 건물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전 소유주 게를린데 포머는 히틀러 생가를 거의 100년간 소유했다.
히틀러가 이곳에 거주한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전 세계 나치 추종자들은 이곳을 중요하게 여기고 주목한다.
매년 4월 20일 히틀러 생일에는 이 건물 앞에서 파시즘 반대 집회도 열린다.

정부는 히틀러 생가가 나치 추종자의 기념장소가 될 것을 우려, 1970년대부터 건물을 임차해 복지시설로 활용했다.
2011년 정부는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추진했으나 포머가 이에 반대하고 매각도 거부함에 따라 임차 관계가 종료됐다. 건물은 그 후로 계속 비어 있었다.
정부는 2016년 이 건물을 강제 매입하는 내용의 법까지 만들어 소유권을 확보하면서, 포머에게 보상금으로 81만유로(약 10억5천만원)를 제시했다.
포머는 보상금 액수에 반발해 소송을 냈고, 올해 8월 마침내 대법원이 정부의 제안대로 보상금을 확정했다.
정부는 대법원 결정 후 생가 철거를 고려했으나 정치권과 역사학계의 반발을 수용, 건물을 안팎으로 대거 개조해 경찰 건물로 쓰기로 했다.
정부는 이달 중에 전 유럽연합(EU) 건축가를 대상으로 설계 공모를 발주할 예정이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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