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이란 21개 도시에서 시위자 최소 106명 사망"(종합)

입력 2019-11-20 10:51  

앰네스티 "이란 21개 도시에서 시위자 최소 106명 사망"(종합)
동영상·목격담 토대로 산출…실탄사용·헬기저격설까지 제기
유엔 "실탄사용설에 경악"…전문가 "시위 싹자르려 일찍 '철권'"



(런던·서울=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김서영 기자 =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이란에서 1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 내 21개 도시에서 최소 106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앰네스티는 사실로 확인된 동영상과 목격자 증언 등 '믿을만한 보고'를 검토해 사망자 수를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입수된 영상에는 보안군들이 총기, 최루가스, 물대포를 사용해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해산하고 경찰봉으로 시위 참가자들을 때리는 장면이 나오는 전해졌다.
동영상으로 뒷받침되는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저격수들이 지붕 위에서 군중을 향해 총을 쏘았고 헬리콥터에서 저격이 가해진 정황도 1건 포착됐다.
앰네스티는 많은 사망자 수와 함께 바닥에 남아있는 탄피들의 사진을 고려할 때 실탄이 사용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인권단체는 "이란 전역의 시군 100여곳에서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된 시위를 이란 보안군이 과도하고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해 진압했다"고 주장했다.
필립 루터 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인간생명을 존중하라"며 이란 당국의 강경진압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평화 시위자들에게 치명적인 무력이 자주, 지속적으로 가해지고 시위자를 죽이는 보안군들이 체계적으로 면책을 받는 상황을 보면 총기를 치명적으로 사용하는 의도적 강경진압이 국가정책이 됐다는 게 크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는 실제 사망자 수가 집계된 106명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으며 사망자가 200명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방 언론 매체들은 이번 보고서를 두고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이란 매체의 기존 보도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주목했다.



유엔은 이란에서 영상이나 증언의 형태로 전해지고 있는 유혈사태 소식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UHCHR)은 수십 명이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퍼트 콜빌 유엔 대변인은 "이란 전역에서 시위대를 상대로 실탄을 사용해 상당수의 사망자를 냈다는 얘기가 나온 데 특히 놀랐다"면서 이란 당국에 무력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콜빌 대변인은 이란 당국이 인터넷 폐쇄를 중단하고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를 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쏟아졌다.
국제분쟁 전문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프로그램 담당 알리 바에즈 연구원은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번 시위가 범위와 규모 면에서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권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철권'을 휘둘렀다는 건 아예 (반정부시위의) 싹을 자르고 싶어한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앞서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와 그에 따른 경제제재 복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 정부는 지난 15일 휘발유 가격을 50% 전격 인상했다.
정부의 결정에 반발한 시민들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 곳곳에서 며칠째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 정부는 군 병력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으며, 지난 16일부터는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위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는 여전히 인터넷을 우회해 시위 현장을 담은 영상을 외부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관영통신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에만 수백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천 명 이상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군 당국은 경찰 2명,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와 이란 보수파의 핵심세력인 바시즈 민병대 소속 군인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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