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한꺼번에 모든 것 해결하려는 美태도가 북핵협상 중단 원인"

입력 2019-11-21 21:42  

러 "한꺼번에 모든 것 해결하려는 美태도가 북핵협상 중단 원인"
러 외무장관 지적…"러중, 한반도 문제 해결 새 행동계획 마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과 미국 간 협상 중단의 원인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 때문이라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적하고 나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말레이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는 "러시아는 중국과 지난 2017년 '로드맵'으로 불리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이 로드맵에 따라 우리는 북한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관련국들에 신뢰 구축, 군사 행동과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고 대화를 추진할 것을 촉구했으며 실제로 전반적으로 상황이 그런 식으로 전개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북미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접촉을 포함해 양측의 직접 접촉을 환영했지만 최근 들어 이 접촉들이 중단됐다"면서 그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원인은 아주 간단하다"면서 "북한은 스스로 이미 적잖은 구체적 일을 했으며 이에 대해 보답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미국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도록 북한을 어떻게 고무할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에 일이 그런 식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중단된 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을 지원하고 이 과정이 교착상태로 빠져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은 군사, 정치, 경제, 인적 교류 등 4개 분야에 걸친 보다 세부적인 행동 계획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새로운 행동 계획은 앞서 러시아와 중국이 마련했고 이미 미국과 남북한 등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에도 회람시킨 바 있는 기존 행동 계획을 추가로 보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2017년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적·단계적 구상을 담은 로드맵을 함께 마련해 제안하고 이의 이행을 관련국들에 촉구해 왔다.
올해부터는 이 로드맵을 발전시키고 보다 구체화한 새로운 한반도 문제 해결 구상인 '행동 계획'을 역시 중국과 함께 마련해 관련국들과 협의해 왔다.
라브로프 장관이 이날 언급한 새 행동 계획은 기존 행동 계획을 더 세밀하게 다듬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은 전날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의 회동에서 이 행동 계획을 북한 측에 소개한 것으로 추정된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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