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주한미군 감축설 나왔지만…美의회는 현수준 유지 공감대

입력 2019-11-22 06:52   수정 2019-11-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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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 주한미군 감축설 나왔지만…美의회는 현수준 유지 공감대
2020 美국방수권법안에 현 2만8천500명 유지…"여야 합의처리 가능성 높아"
예외조항 적용하면 감축 추진 가능하지만 의회와 대결 불가피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파열음 속에 일각에서 주한미군 감축설이 거론된 가운데 미국 의회에 계류된 국방수권법안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이 5배 인상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주한미군 1개 여단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는 미국 당국의 부인으로 인해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그러나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훈련 관련 일부 비용도 분담금에 추가로 포함하자는 미국의 논리대로라면 주한미군 감축은 이론적으로 미국이 방위비 협상장에 들고 올 수 있는 협상 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주한미군의 주둔 규모를 규정한 국방수권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커 미국 내에서 상당한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국방수권법은 의회가 국방과 안보 관련 예산을 세부적으로 규율해 매년 개정하는 법안으로,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는 정부가 주한미군을 2만8천500명 미만으로 줄이는 데 필요한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주한미군 병력을 2만8천500명 미만으로 줄이면 안 된다는 의회의 생각이 법안이다.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는 이 수가 2만2천명으로 규율돼 있었지만 2020년도의 경우 현 수준인 2만8천500명을 유지하는 쪽으로 수를 높인 것이다.
이는 동맹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주한미군을 줄이는 것을 방지하려는 인식도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현재 이 법안은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통과됐지만, 여야가 국경장벽, 핵전력 예산 문제를 놓고 최종 조율을 벌이고 있어 아직 의회를 최종적으로 통과하진 못한 상태다.
특히 국방수권법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 의회가 해마다 연말이면 예산 처리 문제를 놓고 정부와 벌여온 공방의 핵심 법안 중 하나여서 가장 마지막 단계에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주한미군 주둔 규모와 관련한 조항은 여야 공히 이견이 없는 사항이라 별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 경우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 법이 있다고 해서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국방수권법에는 국방장관이 필요성을 입증하면 이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 예외를 두고 있다.
구체적 사유는 ▲감축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맞고 그 지역에 있는 미국 동맹의 안보를 중대하게 침해하지 않을 것 ▲감축과 관련해 한국, 일본을 포함해 미국의 동맹과 적절히 협의할 것 등 두 가지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꼭 감축해야겠다고 결심한다면 이 두 예외조항에 근거해 추진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행정부가 이미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2020년 국방수권법이 아니라 2021년 이후 법안을 손질해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조정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예산 전용을 둘러싼 여야 간 논란에서 보듯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의회와 상당한 정치적 갈등을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의회의 경우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에 대해 초당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행정부가 감축을 추진한다는 것은 의회와 상당한 대결을 감수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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