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간부 '왕위 母系 계승도 용인' 입장 표명

입력 2019-11-24 17:14  

日자민당 간부 '왕위 母系 계승도 용인' 입장 표명
아베 총리 등 보수세력 그동안 부정적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의 집권 자민당 간부가 어머니로부터 왕실의 피를 이어받은 왕족도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모계(母系) 계승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비롯한 보수 세력들은 이에 대해 거부감을 보여왔다.
24일 NHK에 따르면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부계(父系)를 중심으로 순위를 매기고 최종적으로는 모계도 용인해야 한다"고 이날 민영 후지TV의 한 프로그램에서 말했다.
이는 아버지 쪽으로부터 왕실 혈통을 물려받아 왕위를 잇는 부계 계승이 어려울 경우에는 어머니 쪽 왕실 혈통을 이어받는 모계 계승도 용인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NHK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자민당 간부가 모계의 왕위 계승을 용인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며 정부의 왕위 계승 논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왕위 계승 문제를 논의한 일본 정부의 전문가 회의 자료에 의하면 역대 일왕 가운데 여성이 10대에 걸쳐 8명(2명은 중임) 있었으나 이들 모두 아버지로부터 왕실 혈통을 물려받은 부계 계승이었고 모계 계승은 한명도 없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왕위 계승 문제와 관련해 "예로부터 부계 계승이 예외 없이 이뤄진 것의 중요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2012년에는 한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모계 계승 일왕이 왕실 역사와 단절된 것이라며 "명확하게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민당 보수파 의원으로 이뤄진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은 예전에 미야케(宮家, '미야'[宮] 칭호를 받은 일본의 왕족 일가) 소속이었으나 패전 후 왕족 신분을 상실해 민간인이 된 미혼 남성이 왕족의 양자나 여성 왕족의 서양자(壻養子)로서 왕실에 복귀하는 방안 등을 이달 19일 아베 총리에게 제안한 바 있다.
이런 논의는 일본 왕실에 남성이 적어 왕실의 대가 끊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일본의 왕위 계승을 규정한 법률인 '황실전범'은 아버지로부터 왕실 혈통을 물려받은 남성인 부계 남자만 왕위를 계승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왕실의 남성이 줄자 모계 남자나 여왕을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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