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CPEC로 중국만 이득' 美 주장에 반박…"일대일로는 게임체인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경제난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의 대외 채무 규모가 740억달러(약 87조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가운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관련 채무는 49억달러(약 5조8천억원)로 외부 추측과 달리 매우 적은 편이라고 파키스탄 정부는 주장했다.
25일 익스프레스 트리뷴 등 파키스탄 매체에 따르면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쿠레시 장관의 이번 발언은 CPEC 사업으로 인해 중국만 이득을 얻을 뿐 파키스탄은 빚만 떠안는다는 미국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앨리스 웰스 미국 국무부 남아시아·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지난 21일 "CPEC는 원조가 아니라 중국 기업의 이윤을 보장하는 식으로 자본 조달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웰스 차관보는 "파키스탄의 실업률이 증가하는 속에서도 CPEC는 중국의 노동력과 공급망에 주로 의존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쿠레시 장관은 "우리는 미국 측의 (CPEC 관련)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CPEC는 이 지역의 게임체인저로 긍정적인 영향만 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쿠레시 장관은 특히 채무 규모와 관련해 "파키스탄의 전체 채무 가운데 CPEC와 관련된 부분은 아주 적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간 외신 등은 웰스 차관보의 지적과 별개로 파키스탄이 CPEC 사업과 관련해 빚더미에 오른 상태라고 여러 차례 보도해왔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2015년 4월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3천㎞에 이르는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기로 합의하는 등 현재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와중에 파키스탄 정부는 2018∼2019 회계연도(해마다 7월 시작) 동안 해외에서 160억달러(약 18조8천억원) 규모의 빚을 새롭게 졌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8월 임란 칸 정부 출범 후 중국에서 67억달러(약 7조9천억원)의 긴급 자금을 받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서도 총 55억달러(약 6조5천억원) 규모의 차관을 도입한 상태다.
여기에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60억달러(약 7조1천억원)의 차관도 들여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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