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4세 기혼여성 경력단절 사유, 육아가 첫 1위
작년과 비교해 결혼·출산 사유는 급감
(세종=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기혼 여성 5명 중 1명은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을 포기한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여성의 경력 단절이 심각했다.
이번 조사에서 경력 단절 사유로 육아가 처음 1위로 올라섰다.
26일 통계청이 2019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계해 발표한 '경력단절여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15~54세 기혼 여성 중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 돌봄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단녀는 169만9천명이었다.
이는 전체 기혼 여성(884만4천명)의 19.2% 규모다.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은 기혼 비취업여성 336만6천명의 절반가량이 과거 직장에 다니다가 경력 단절을 겪은 것이다.
다만 올해 조사에서 경단녀는 1년 전보다 14만8천명(-8.0%) 감소했다.
15~54세 전체 기혼 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포인트 낮아졌다.
이 비중은 4월 기준으로 2014년(22.2%), 2015년(21.7%), 2016년(20.5%), 2017년(20.0%) 등으로 계속 낮아지다가 2018년(20.5%) 반등했다. 하지만 올해는 20% 아래로 처음 떨어진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면서 작년보다 올해 여성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며 "경단녀였다가 재취업 상태로 들어온 인원이 작년보다 13만1천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육아(38.2%)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결혼(30.7%), 임신·출산(22.6%), 가족 돌봄(4.4%), 자녀교육(4.1%)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작년과 비교해보면 육아로 인한 경단녀는 4.8%(3만명) 증가한 반면 결혼(-17.7%, -11만2천명), 임신·출산(-13.6%, -6만명), 가족 돌봄(-4.7%, -4천명), 자녀교육(-2.7%, -2천명)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은 감소했다.
출산휴가 등이 확대되고 맞벌이를 선호하면서 임신·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줄어든 반면, 육아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직장을 포기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80만6천명(47.4%)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30대 기혼여성(260만1천명)의 31.0%가 경단녀였다. 42.0%는 육아 때문에, 27.6%는 결혼 때문에, 26.9%는 임신·출산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
이어 40대 경단녀가 63만4천명(37.3%)으로 다음으로 많았다. 30대와 마찬가지로 경력 단절 사유가 육아(37.6%), 결혼(31.7%), 임신·출산(18.2%) 등의 순이었다.
이어 50대 경단녀는 14만2천명(8.3%), 15~29세 경단녀는 11만8천명(6.9%)이었다. 50대는 결혼(41.9%)을 가장 큰 경력 단절 사유로 꼽았고, 15~29세는 결혼(33.6%)과 육아(33.5%)가 비슷했다.
경력 단절은 자녀 유무, 자녀 수, 자녀 연령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였다.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15~54세 기혼여성의 27.9%가 경단녀였고, 같은 연령대 자녀가 없는 15~54세 여성의 경우 경단녀가 8.1%에 불과했다.
18세 미만 자녀가 1명인 경우 경력단절 비율이 25.3%였고 2명인 경우 29.6%, 3명인 경우 33.7%였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경단녀 가운데 가장 어린 자녀의 나이가 6세 이하인 비율은 63.3%, 7~12세의 경우 24.9%, 13~17세는 11.8%였다.
경단녀 중에는 직장을 그만둔 지 5~10년 미만인 사람이 41만9천명(24.6%)으로 가장 많았고, 10~20년 미만도 40만3천명(23.7%)으로 상당수였다.
3~5년 미만은 26만5천명(15.6%), 1~3년 미만은 26만4천명(15.6%), 1년 미만은 20만4천명(12.0%), 20년 이상은 14만4천명(8.4%)이었다.
15~54세 기혼여성 중 경단녀의 비율을 지역별로 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이 24.8%로 가장 높았고 울산(22.3%), 대구(20.7%)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제주가 11.7%로 가장 낮았다.
한편, 기혼 여성 취업자 547만8천명 가운데 40%가량인 221만4천명이 과거에 직장을 그만뒀다가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일을 그만둔 사유는 결혼(32.4%), 임신·출산(30.9%), 가족 돌봄(15.7%), 육아(13.5%), 자녀교육(7.4%) 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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