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금융안정보고서 "경기하방 압력에 금융 리스크 커져"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금융 부문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고위험' 등급 은행이 전체의 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9 금융안정보고서를 지난 25일 웹사이트에서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천379개에 이르는 은행 등 금융기관 가운데 13.5%에 이르는 586개가 고위험(8∼10급) 등급을 받았다.
고위험으로 분류된 곳은 대부분 지방 도시 및 농촌에 있는 중소 은행이다.
지난 5월 네이멍구의 소규모 은행인 바오상(包商)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몰려 국유화한 이후 중국의 중소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런 은행 부실 사태는 20여년만에 처음이었다.
인민은행은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진 가운데 금융 리스크도 높아졌다고 경고하고, 적극적인 위기 대응을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증권, 채권, 외환 시장에서 실시간 감독을 강화해 위기 확산을 예방할 방침이다.
이미 장래 나타날 수 있는 '블랙 스완'과 '회색 코뿔소' 사태의 위험에 대한 일상적인 감독과 평가를 강화하고 비상계획도 마련했다고 인민은행은 밝혔다.
'검은 백조'는 예측이 어려운 돌발위험을 뜻하며 '회색 코뿔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면서도 실제로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간과되는 위험 요인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가계 부채는 2018년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60.4%까지 높아져 국제 평균 수준에 도달했으며 일부 지역과 저소득 가구에 부채 위험을 드리우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경제에서 오랫동안 쌓인 문제점이 드러나 금융 위험이 높으며 경제 성장에도 어려움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민은행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인민은행은 또 지난 몇 년간 급속도로 높아진 금융 리스크가 차츰 통제되고 있다면서도 경기 하방 압력이 커져 잠재적 금융 리스크를 단시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디폴트)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사태가 금융 시스템 전체의 부실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형 국유기업인 톈진물산집단(Tewoo Group·테우그룹)은 지난 22일 12억5천만달러 어치의 달러채와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최대 64%의 손실 감수, 이자의 대폭 하향조정, 상환기일 연기 등을 제안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의 부도를 허용한다는 뜻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신디 황 글로벌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면서 향후에는 중앙정부의 국유기업 지원이 선택적으로 바뀔 수 있으며 지방정부의 지원도 경기 둔화 속에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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