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내전이 9년 가까이 이어지는 시리아에서 서방 여행객의 '다크 투어리즘' 움직임이 일어 우려가 제기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다크 투어리즘이란 비극적이고 잔혹한 참상이 벌어진 역사의 현장을 찾아 그 속에서 성찰하고 배움의 기회를 얻는 여행을 뜻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반군이 저항하는 북서부 지역 장악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영어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수의 여행사와 여행 블로거들은 시리아 맞춤 여행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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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여행은 파괴된 마을을 지나 현지인과 어울리고 역시 파괴된 고고학적 유적지를 방문할 뿐 아니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중심지에서 밤 문화를 경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전으로 시리아에선 최소한 50만명이 숨졌고 전쟁이 발발하기 전의 전체 인구 2천200만명 중 절반 이상이 고향을 떠났다.
알아사드 정권이 서서히 지배력을 회복하면서 일부에선 시리아가 과거에 수익성이 좋았던 관광 분야를 포함해 사업을 개방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각국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를 근거로 시리아 여행을 거의 금지하고 있다.
내전을 치르는 시리아인들 역시 알아사드 정권과의 관계를 정상화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가디언은 가끔 발생하는 차량 폭탄, 이스라엘의 공습, 반군의 투옥 등에도 시리아에서 격렬한 모험을 바라는 관광객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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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관련 1주일짜리 관광은 주로 다마스쿠스 옛 시가지와 세계적 십자군 유적인 크락 데 슈발리에,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훼손한 고대도시 팔미라 유물 등을 포함한다.
중국에 있는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는 시리아 북부 알레포 관광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소개했다.
이달 현재 2개 러시아 여행사가 유사한 관광을 제시했다고 신문은 부연했다.
한 아일랜드 여행 블로거는 베이루트에서 만난 소규모 관광객들을 레바논 국경으로 데려갔는데, 이들은 다마스쿠스와 크락 데 슈발리에를 포함한 5일짜리 여행차 이동한 것이었다.
그러나 시리아에 대한 여행 개방 시도들은 일부 시리아인들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과거 다마스쿠스에서 소규모 여행사를 운영한 바크리 알 오베이드는 "여행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그저 한가지 목적만 갖고 있다"며 "그것은 현 정권과의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시리아가 안전하고 전쟁이 끝났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그런 일을 하는 것"이라며 "정권이 당신의 집을 몰수해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데도 해외에서 오는 관광객을 보는 것은 매우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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