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선 앞둔 노동당 악재…유대교 지도자 '반 유대주의' 비판

입력 2019-11-26 19:21  

英 총선 앞둔 노동당 악재…유대교 지도자 '반 유대주의' 비판
'적절히 대응' 코빈 주장은 "허위의 픽션…유대인들 불안에 사로잡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오는 12월 12일 총선을 통해 정권을 잡으려는 노동당이 '반(反) 유대주의'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영국 내 유대교 최고지도자인 에프라임 미르비스 랍비장이 노동당의 반 유대주의 대응이 부적절하다며 제러미 코빈 대표가 총리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미르비스 랍비장은 26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기고문에서 총선을 앞두고 노동당을 비판하는 전례 없는 정치 개입을 단행했다.
그는 모든 반 유대주의 혐의에 대해 적절히 대응했다는 코빈 대표의 주장은 "허위의 픽션"이라고 비판하면서, 노동당의 대응은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영국의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당은 더이상 다양성과 평등, 반 인종차별주의를 주장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르비스 랍비장은 야당으로서 이같은 반 유대주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노동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를 자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2015년 9월 노동당에서 코빈 대표 체제가 출범했으며, 2017년 이후 13명의 하원의원이 당을 나가면서 반 유대주의 대응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코빈 대표는 그러나 자신이 반 유대주의자가 아니며, 당에 제기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왔다고 강조해왔다.
미르비스 랍비장은 영국 내 유대인이 이유 있는 불안에 사로잡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투표할지를 말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 이같은 상황에 처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의문의 여지 없이 이 나라의 정신은 위험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더타임스는 그동안 반 유대주의와 관련해 노동당을 비판해왔던 미르비스 랍비장이 총선 캠페인이 진행되는 중대한 시점에 비판 수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노동당 열성 지지자로부터 공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르비스 랍비장은 "반 유대주의 인종차별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노동당 지지자가 하원의원과 의회 직원들을 괴롭히는 것을 유대인 커뮤니티는 지켜봐 왔다"면서 "인종차별 피해자가 추가적인 욕설과 비방에 대한 두려움으로 침묵을 지켜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미르비스 랍비장의 발언에 대해 노동당 대변인은 "코빈 대표는 일생을 반 유대주의에 대응해온 활동가"라며 "노동당과 우리 사회에 반 유대주의자가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해 왔다"고 반박했다.
대변인은 "노동당 정부는 유대인 커뮤니티의 안전을 보장하고, 유대인의 삶의 방식을 보호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이 나라와 유럽에 걸쳐 점증하고 있는 반 유대주의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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