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정착촌 비판한 휴먼라이츠워치 간부 샤키르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국제인권단체의 한 간부가 반이스라엘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에서 추방됐다.
26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전날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 책임자인 오마르 샤키르(35)를 추방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샤키르는 지난 1년여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인권 관련 활동을 해왔다.
샤키르의 추방은 최근 이스라엘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지난 5일 샤키르가 이스라엘의 추방 조처를 막아달라며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며 취업 비자를 갱신하지 않는다는 정부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동안 샤키르가 반이스라엘 국제운동인 'BDS'(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는 불매·투자철회·제재)를 해왔다는 이유로 추방을 추진해왔다.
샤키르는 이스라엘이 2017년 반이스라엘 운동을 지지하는 인사의 입국을 거부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한 뒤 이 법에 따라 추방된 첫 사례라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샤키르는 그동안 트위터 등 인터넷을 통해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한 점을 비판해왔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강제로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이곳에서 정착촌을 늘려왔다.
그는 추방 직전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나는 추방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HRW나 인권운동에 재갈을 물리는 데 실패했다"라며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했다.
HRW는 샤키르가 이스라엘 인접국인 요르단에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샤키르가 전면적인 반이스라엘 운동을 지지하지 않았고 유대인 정착촌에 반대했다가 이스라엘 정부의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케네스 로스 HRW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샤키르를 추방함으로써 인권운동가를 막는 이란, 이집트 등의 국가처럼 추한 정부 그룹에 합류했다고 비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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