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합치면 14조원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내수 부진 속에서 도소매업종의 대출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다.
경기 불확실성에 제조업체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전체 산업대출은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719조3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9.0%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 도소매업의 대출 잔액은 160조원으로 1년 전보다 12.9%(18조2천억원)나 불어났다. 3분기에만 4조9천억원이 늘었다.
1년 전 대비 도소매업 대출 잔액 증가율은 2017년 2분기(5.0%)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매분기 역대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도소매업 대출이 급격히 불어난 점이 눈에 띈다.
도소매업의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 잔액은 3분기 말 현재 39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3%(11조원)나 늘었다. 도소매업종에서 1년 새 2금융권 대출만 10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내수 경기에 민감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을 합산해 보면 3분기 말 현재 전체 예금취급기관 대출 잔액이 1년 전보다 12.1%(23조7천억원) 증가한 220조원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 잔액만 59조3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7%(14조3천억원) 증가했다.
내수 불경기 속에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지난 1년간 제2금융권에서 빚을 크게 늘렸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제조업의 예금취급기관 전체 산업대출 잔액은 3분기 말 357조1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10조1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3분기 중 제조업 대출 증가폭도 1조9천억원에 그쳤다.
제조업 운전자금은 1조5천억원, 시설자금은 4천억원 각각 증가했다. 저금리 속에서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 대출 잔액은 42조8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1조7천억원) 증가해 2분기(2.9%)보다 증가속도가 빨라졌다.
한편 전체 산업대출 잔액은 3분기 말 현재 1천183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6.9%(76조7천억원) 늘어났다.
지난 2분기에 7.4%(80조4천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산업대출 증가속도는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춤해진 편이다.
3분기만 보면 전체 산업대출 가운데 운전자금은 14조4천억원, 시설자금은 6조2천억원 각각 늘어났다.
인건비 등을 위한 운전자금 대출이 더 빨리 늘어나며 전체 산업별 대출금 잔액 가운데 시설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말 현재 42.1%로 2분기 말(42.3%)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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