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2일 "이제 인도는 노천 용변이 없는 나라가 됐다"고 선언했지만, 인도 시골 주민 30%가량은 여전히 화장실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의 절반이 노천에서 용변을 본다는 놀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도 정부가 1억개가 넘는 화장실을 지었음에도 노천 용변이 좀처럼 근절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영국 BBC방송은 인도 통계청의 설문조사 자료를 인용해 인도 시골 주민의 71.3%만이 화장실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시골 주민의 30% 가까이는 여전히 노천 용변을 한다는 뜻이다.
통계청 자료는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1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설문조사 시점 후 최근까지 1년간 화장실이 어느 정도 더 보급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노천 용변이 완전히 사라지는 분위기는 아닌 셈이다.
모디 총리는 "지난 5년간 1억1천만개의 화장실이 지어져 6억명 넘는 사람들에게 보급됐다. 목표를 달성했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설문조사는 동부 오디샤주나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경우 시골 가구의 절반가량이 아직도 화장실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모디 총리의 주장과 실제 시골의 용변 문화 현실이 다른 것은 정부의 보급 실적 발표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화장실 보급률 수치가 부풀려졌고 화장실이 설치된 경우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 부족, 시설 불량, 관리 부실 탓으로 기껏 만든 화장실이 방치된 채 여전히 노천 용변이 만연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노천 용변과 관련한 인도인의 의식이 여전히 낮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인도에서는 힌두교가 신성시하는 소의 똥은 귀하게 여기면서도 인분은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 탓에 사람의 배설물이 그대로 방치되곤 한다.
또 인도 시골 주민 상당수는 인분 처리는 달리트(힌두 카스트의 불가촉천민)가 전담해야 하며 집 안에 화장실을 두는 것보다는 야외에서 용변을 보는 게 더 깨끗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화장실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한 응답자 중 3.5%는 아직 한 번도 화장실을 이용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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