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의 성능 실험을 한 터키가 미국의 비판에 반발하고 나섰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상자에 보관할 제품은 사지 않는다"며 "방공 시스템은 많은 돈이 들지만 그 이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터키는 25일부터 이틀간 수도 앙카라 외곽의 무르테드 공군기지에서 러시아에서 구매한 S-400의 레이더 성능을 실험했다.
터키는 이 실험에 자국이 보유한 미국제 F-16 전투기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터키의 S-400 성능 실험과 관련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터키 정부에 S-400의 운영을 중단하기 바란다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애초 터키는 미국에서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을 구매하려고 했으나 전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판매를 거부하자 러시아와 S-400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미국이 패트리엇 판매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의회의 승인을 받는다면 협상할 수 있다"며 "사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미국은 공동 생산과 기술 이전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터키는 지난 7월 러시아에서 S-400을 반입했으며, 미국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S-400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미국은 최신예 F-35 전투기 100대를 구매하기로 한 터키가 S-400을 도입할 경우 F-35의 기밀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F-35 판매를 금지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터키는 F-35 국제 개발프로그램 참여국으로 지금까지 14억 달러(약 1조6천500억원)를 투자했으며 22억 달러(약 2조6천억원) 상당의 부품을 생산했다"며 "F-35를 구매할 수 없는 최악의 경우, 다른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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