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야권, 군사독재 좌파탄압 옹호 발언 이유로 제명 주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하원 윤리위원회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에 대한 징계 심사 절차를 시작했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윤리위는 전날 에두아르두 의원에 대해 제기된 2건의 징계 요청을 받아들여 심사에 공식 착수했다.
1건은 에두아르두 의원이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탄압에 이용된 악법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좌파 정당들이 제기한 것이고, 다른 1건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른 여성 하원의원에게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사실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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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두 의원은 지난달 말 한 언론인과 인터뷰를 통해 좌파진영이 모든 문제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탓으로 돌린다면서, 좌파가 급진적인 행태를 보이면 새로운 'AI-5'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5'는 브라질의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 초기인 1968년 제정된 일종의 보안법으로 의원 탄핵과 정치적 권리 정지, 해임, 정계 은퇴 등을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법은 좌파세력을 탄압하는 도구로 이용됐다.
이에 대해 상원의장과 하원의장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난했고, 정치권에서 에두아르두 의원 제명을 촉구하는 주장이 잇따랐다.
노동자당(PT)과 사회주의자유당(PSOL). 브라질공산당(PC do B) 등 좌파 정당들은 하원 윤리위원회에 에두아르두 의원 제명 요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주셀리누 필류 하원 윤리위원장은 의원들의 발언과 표현, 의견 제시 등이 모두 면책특권에 의해 보호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야권에 의해 에두아르두 의원 제명안이 제출되면 중립적 입장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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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이 AI-5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게지스 장관은 지난 25일 에콰도르·칠레·볼리비아 등과 마찬가지로 브라질에서도 경제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군사정권 때 경험했던 AI-5가 다시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게지스 장관은 AI-5 발언이 가져올 파장을 의식해 인터뷰 마무리 시점에 "군사정권 때의 억압 행위가 반복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수습에 나섰으나 그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브라질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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