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상 최대 징역 11년 선고 가능…검찰 "혐의 인정하면 9년형 요청"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한국인 26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참사를 일으킨 크루즈 선장이 28일(현지시간) 재판에 넘겨졌다.
헝가리 검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가해 선박인 크루즈 바이킹 시긴 호의 유리 C. 선장(64·우크라이나)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리 C. 선장에게는 과실로 인한 수상교통 방해로 다수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헝가리 형법 제233조), 사고 후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제166조) 등이 적용됐다.
검찰은 선장이 사고 전까지 수 분간 배를 조종하는데 집중하지 않는 등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방지를 위해 필요한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것은 물론 다른 선박과의 근접 상황에서 요구되는 무선 및 음향 신호도 보내지 않는 등 과실 혐의가 짙다고 판단했다.
물에 빠져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조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은 책임도 물었다.
헝가리 검찰에 따르면 한국인 등 모두 35명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는 바이킹 시긴 호와 충돌한 후 30초도 안 돼 물에 잠겼다. 배에서 탈출할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리 C. 선장은 사고 직후 적절한 구조 지원을 하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유리 C. 선장에게 적용된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되면 최대 징역 11년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검찰은 그가 정식 재판 전 진행될 예심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재판권을 포기한다면 법원에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5월 29일 밤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허블레아니 호가 바이킹 시긴 호와 부딪힌 후 침몰해 한국인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다른 한국인 한 명은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다.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 등 헝가리인 2명도 숨졌다.
이는 지난 수십년간에 걸쳐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최악의 수상 참사로 기록됐다.
사고 발생 다음 날인 5월 30일 구금된 유리 C. 선장은 6월 13일 보석으로 석방됐다가 검찰의 항고로 7월 31일 다시 구속됐다.
최근 구금이 해제돼 재차 풀려나긴 했으나 전자 발찌를 찬 채 사법당국의 허가 없이는 지정된 거주지를 떠나지 못하는, 사실상의 가택 연금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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