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탄 사용 중단 촉구…시위 장기화에 칠레 페소화 가치 연일 추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 시위 도중 경찰의 고무탄 등에 눈을 다친 사람들이 대통령궁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수십 명의 시위대가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궁 앞에 모여 책임자 처벌과 경찰의 고무탄 사용 중지 등을 요구했다.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고무탄이나 최루탄 깡통, 물대포 등에 눈을 맞아 다친 이들과 이들의 가족들이었다.
칠레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이후 칠레에선 모두 232명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눈을 다쳤다. 한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은 이들도 있다.
안대를 하고 나온 카를로스 프루에바는 AP통신에 "이탈리아 광장에서 시위하고 있는데 경찰 한 명이 샷건을 어깨높이로 들어 올리더니 내 얼굴로 겨냥하더라"며 "다음 순간 얼굴이 붓고 피가 나면서 바닥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친 안구를 적출하고 의안을 기다리는 중이다.
아들이 최루탄 통에 맞아 눈을 다쳤다는 마르타 발데스는 EFE통신에 "몇 주 동안 경찰의 고무총 사용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지만, 여전히 사용 중"이라며 "대통령은 매번 시위대를 더 탄압하라고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은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을 상대로 인권 침해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한 칠레 시위는 한 달이 훌쩍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혼란이 이어지면서 칠레 페소화 가치는 연일 추락하며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칠레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총 200억 달러(약 23조6천억원)를 투입해 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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