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미국의 어떤 위협도 중국인 놀라게 못해"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대미 결사 항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의 의중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들은 홍콩 시위 장기화와 폭력 사태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면서 미국의 압력에도 중국은 끄떡없다며 홍콩은 중국의 내정임을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9일 이례적으로 1면에 논평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인권법안 서명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인민일보는 "미국 측이 중국 측의 수차례 엄정한 교섭과 강력한 반대에도 홍콩인권법을 제정했는데 이는 홍콩과 중국 내정에 대한 심각한 개입"이라면서 "어떠한 위협도 중국 인민을 놀라게 할 수 없으며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반중 세력이 홍콩의 폭도들과 결탁해 난동을 부리고 있으며 미국이 홍콩을 교란하는 가장 큰 검은 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홍콩의 인권과 민주를 지지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흑백을 전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의 추잡한 패권 논리는 홍콩 폭력 행위에 기름을 붓고 있다면서 "홍콩을 지키려는 우리의 결심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수호하려는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이 고집을 부리지 않길 권고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강력히 반격할 것이며 이로 인한 모든 결과는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위협했다.
인민일보 해외판도 1면에 같은 논평을 실은 뒤 2면 전면을 할애해 중국 정부 부처들의 비난 성명을 게재했다.
인민일보는 인터넷판 평론을 통해서도 일부 홍콩인들이 미국의 홍콩인권법안을 추수감사절 선물로 여기고 있지만 이는 홍콩 동포들의 이익을 심각해 훼손하는 것으로 미국은 '은혜로운 주인'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에서 미국이 홍콩 문제에 개입해도 홍콩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은 바꾸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공개적으로 미국의 대선 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했다면 어떻게 하겠냐"면서 "미국이 만든 홍콩인권법안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홍콩인들은 홍콩인권법안이 홍콩의 고도 자치권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홍콩 기본법 해석권은 전적으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에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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