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사업가 "기자 암살 사건 배후는 총리 최측근들"

입력 2019-11-29 10:37  

몰타 사업가 "기자 암살 사건 배후는 총리 최측근들"
진술 조건으로 사면 요구…암살 실행범 "원래 폭탄 아닌 총기 살인 계획해"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2년 전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발생한 탐사 기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체포된 사업가가 정부 최고위층의 범죄 연루 사실을 증언할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몰타의 에너지 재벌인 요르겐 페네치는 이날 법원에 서한을 보내 조지 벨라 대통령에게 사면을 공식 요청하고, 사면 대가로 최근 장관급 인사 3명의 범죄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페네치는 그러나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가 자신의 사면 결정에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무스카트 총리가 "사면을 해주지 않았을 때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주 경찰에 체포된 페네치가 피살 사건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한 인사는 케이스 스켐브리 전 총리 비서실장과 콘라드 미치 전 관광부 장관, 크리스 카르도나 전 경제부 장관 등 무스카트 총리의 주변 인물들이다.
몰타의 최대 부호로 손꼽히는 페네치는 경찰에서 스켐브리 전 비서실장이 기자 피살사건을 배후에서 지휘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수사를 지휘한 경찰 측은 밝혔다.
페네치 측 변호인은 따라서 무스카트 총리 내각의 개입 없이, 벨라 대통령이 단독으로 사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아울러 수석 조사관이 스켐브리 전 비서실장의 측근이라며 교체를 요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스카트 총리는 이날 비상 내각 회의를 소집했으며 회의에선 페네치의 사면 요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를 두고 야당인 국민당의 아드리안 델리아 대표는 "무스카트 총리가 있는 자리에서 대통령 사면을 논의한 내각 장관들은 모두 정의의 방향성을 왜곡한 공범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지난 2017년 10월 16일 발생한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 피살 사건은 사건 발생 2년여 만에 새로운 국면을 맞은 모양새다.
갈리치아 기자는 생전 총리와 정치권의 각종 부정부패를 폭로하다가 누군가가 차에 설치한 폭탄으로 자택 인근에서 폭사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암살을 실행한 혐의로 남성 3명이 체포됐지만 이들을 사주한 세력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페네치가 검거되면서 수사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범죄 연루 의혹이 불거진 스켐브리 전 비서실장과 미치 전 장관, 카르도나 전 장관 등이 줄줄이 사임했다.


한편 갈리치아 기자의 차에 폭탄을 설치한 혐의로 체포·기소된 빈센트 무스카트는 이날 원래는 폭탄이 아닌 총으로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무스카트는 이를 위해 이탈리아에서 망원경 달린 소총을 구해왔으며 갈리치아가 컴퓨터 작업을 할 때 즐겨 앉는 창가 자리를 조준할 계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들은 계획을 바꿔 차량을 폭파하기로 하고 갱단으로부터 폭탄을 구했으며 사건 전날 갈리치아 기자가 차를 담장 밖에 주차한 것을 보고 재빨리 폭탄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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