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탄환 24개 박힌 오랑우탄 또 발견…양쪽 시력 상실

입력 2019-11-29 16:09  

인니서 탄환 24개 박힌 오랑우탄 또 발견…양쪽 시력 상실
지난 3월에는 비슷한 지역서 탄환 74발 박힌 오랑우탄 구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24발의 공기총 탄환이 온몸에 박힌 오랑우탄이 구조됐다.
이 오랑우탄은 목숨은 구했지만, 다시는 앞을 보지 못하게 됐다.



29일 콤파스, 템포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일 수마트라섬 아체주에서 천연자원보호국(BKSDA) 산림 감시원이 순찰 중 총에 맞아 죽어가는 25살 된 수컷 오랑우탄을 발견했다.
오랑우탄의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탄환이 머리에 16개, 팔과 다리에 4개, 엉덩이에 3개, 배에 1개 등 총 24발이 박혀 있었다.
구조대는 오랑우탄에게 '파구'(Paguh)라는 이름을 붙이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파구는 북수마트라 카로 부족 언어로 '강한'이란 뜻이다.



수의사는 일단 파구의 머리에서 탄환 3개를 제거했다. 파구는 현재 안정된 상태를 보이지만 양쪽 눈이 모두 멀었다.
수의사는 "처음에는 파구의 눈이 한쪽이라도 보이길 바랐는데, 불행히도 양쪽 모두 시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아체주 천연자원보호국은 파구가 밀렵꾼의 총에 맞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이번 사건에 실망했다"며 "오랑우탄을 사냥하는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루피아(839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0년 동안 수마트라섬에서 총에 맞은 오랑우탄 20여 마리가 구조됐다.
특히 아체주에서는 올해 3월에도 '호프'(Hope·희망)란 이름이 붙여진 30살짜리 암컷 오랑우탄이 74발의 탄환이 박힌 채 발견됐다. 호프는 생후 1개월 된 새끼와 함께 덫에 걸려 있었다.
새끼는 어미와 마찬가지로 외상이 컸던데다 영양실조까지 심각해 보호시설로 옮겨지던 중 목숨을 잃었다.
호프는 74개의 탄환 가운데 10개만 제거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몸에 박힌 채 건강을 되찾았다.



수마트라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이다.
수마트라섬의 야생 오랑우탄은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1만3천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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