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공격받은 '베스트마트 360', 홍콩 대신 中 본토로 점포 확장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 6월 초부터 이어져 온 홍콩 시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항공, 유통 등 홍콩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 사태 장기화로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홍콩 3위 항공사인 홍콩항공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홍콩항공은 감원, 종업원 무급휴가, 근무시간 감축 등을 시행하고 기존 38개 운항 노선을 32개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자금난은 이어지고 있다.
홍콩항공은 3천500여 명 임직원에게 줘야 할 이달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홍콩항공은 "월급 지급이 미뤄진 것은 일회성 사건에 불과하며 경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홍콩 항공 당국은 이 회사의 경영난이 심각해질 경우 홍콩항공의 항공사 면허를 취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홍콩항공은 주로 아시아, 북미 지역 운항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파산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저비용 항공사 오아시스홍콩 이후 11년 만에 파산하는 홍콩 항공사가 된다.
시위 사태 장기화는 유통업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위 때마다 시위대의 공격 대상이 된 홍콩 슈퍼마켓 체인 '베스트마트 360'의 린츠풍 회장은 홍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중국 본토로 점포를 확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린 회장은 중국 푸젠(福建)성 출신으로, 이 기업이 지난 8월에 시위대를 공격한 푸젠성 폭력조직과 연계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홍콩 시위대는 시위 때마다 베스트마트 360점포를 부수거나 방화를 했다.
린 회장은 "지난 6개월간 홍콩 내 매장 102곳 중 75곳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고, 공격받은 횟수는 모두 합쳐 180회가 넘는다"며 "홍콩 내에 푸젠성 출신이 120만 명인데, 이들이 모두 폭력조직과 연계됐다고 보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베스트마트 360은 내년에 중국 본토에 첫 점포를 세우고, 앞으로 2년 동안 마카오에 15∼20개 점포를 설립할 예정이다.
올해 초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 회사는 상장 당시 앞으로 4년 내 홍콩에 76개 점포를 세운다는 공격적인 확장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위 사태로 인해 이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시위 사태가 이어진 지난 6개월 동안 베스트마트 360 주가는 41% 폭락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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