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돼지고기 생산 늘었으나 수출 증가세 따라가지 못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중국의 자국산 육류 수입 확대를 반기면서도 국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내 소고기와 돼지고기·닭고기 생산이 꾸준히 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중국의 육류 수입이 급증하면서 국내 소비 물량이 부족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농무부 자료를 기준으로 브라질의 소고기 생산량은 2017년 955만t에서 2020년에는 1천80만t으로 13%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출량은 185만6천t에서 260만t으로 40% 증가할 전망이다.
돼지고기 생산량도 372만5천t에서 415만5천t으로 12% 늘어나는 반면에 수출량은 78만6천t에서 105만t으로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닭고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생산량은 1천361만2천t에서 1천397만5천t으로 3%, 수출량은 384만7천t에서 404만t으로 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이 세계 최대의 육류 생산·수출국이자 치명적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브라질산 육류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 물량이 급증하면서 브라질 내 육류 소비자 가격이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 경제연구재단(FIPE) 자료를 기준으로 10월 세 번째 주 대비 11월 세 번째 주 소고기 소비자 가격은 17% 올랐다. 돼지고기는 12%, 닭고기는 9% 올랐다.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월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를 기록했다. 10월을 기준으로 1998년 10월의 0.02%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10월까지 최근 12개월 물가 상승률은 2.54%, 올해 1∼10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2.60%로 집계됐다.
그러나 브라질 국민의 주식 가운데 하나인 육류 가격이 오르면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브라질산 육류, 특히 소고기 수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완밍 브라질 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 내 소고기 소비량이 2026년까지 배로 늘어날 것이며 브라질 축산업이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브라질의 주요 소고기 수출 대상국이다.
브라질소고기수출업협회(Abei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대한 브라질산 소고기 수출은 32만2천400t(14억9천만 달러)으로 수출량과 수출액은 2017년 대비 52%와 60% 증가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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