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흰 거품' 속 뛰노는 아이들…인도 남부 해변 풍경 '아찔'

입력 2019-12-02 18:50  

'오염 흰 거품' 속 뛰노는 아이들…인도 남부 해변 풍경 '아찔'
"폭우와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들어 거품 생성"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뉴델리의 강에 이어 이번에는 인도 남부의 유명 해변이 오염된 흰 거품으로 뒤덮여 충격을 주고 있다.
거품은 각종 오염물질로 범벅이 된 상태임에도 어린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속에서 뛰어놀고 있어 주민 건강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와 AFP통신은 2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인근 유명 휴양지 마리나 해변의 상황을 사진 등과 함께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살펴보면 해변에는 폭설이 내린 듯 흰 거품이 가득하다.
파도가 끊임없이 해변으로 거품을 밀어 올린 바람에 모래사장에는 흰 거품이 솜사탕처럼 두껍게 쌓였다.
이 거품은 빗물과 폐수 등이 만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타밀나두주 오염관리국 측은 "최근 폭우로 불어난 물이 고농도 인산염이 포함된 하수, 정화되지 않은 오수 등과 뒤섞였다"며 "이 물이 급류를 이루면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거품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타밀나두에서는 17명이 이상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폭우가 이어지면서 마리나 해변 등은 지난달 말부터 며칠째 수 킬로미터 정도가 이런 흰 거품으로 뒤덮인 상태다. 거품에서는 악취도 진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해변이 심각하게 오염됐음에도 어린이 등 인근 주민은 이벤트라도 연출된 양 해변으로 몰려나와 거품 속을 뛰어다녔다.
온몸에 거품을 묻히며 장난치는 어린이부터 아기를 업고 '거품 해변 산책'에 나선 여성, 거품 속에 누워서 셀카를 찍는 청년 등 현지 주민은 오염물질 노출에 대체로 무신경한 분위기다.

해안연구센터 소속 과학자인 프라바카르 미슈라는 AFP통신에 "거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건강에 절대로 좋지 않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그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어부 등 수산업 종사자들은 이번 '해변 거품 사태'를 크게 우려했다.
마리나 해변 근처에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폰 쿠마란은 "생선도 오염돼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람들이 선뜻 생선을 사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한편, 앞서 이달 중순에도 흰 거품이 가득한 뉴델리 인근 강의 모습이 공개돼 인도의 심각한 환경오염 실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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