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깜짝발표 "브라질·아르헨 철강·알루미늄관세 즉시부활"(종합)

입력 2019-12-03 00:21   수정 2019-12-03 09:51

트럼프 깜짝발표 "브라질·아르헨 철강·알루미늄관세 즉시부활"(종합)
WP "대선국면서 새로운 무역전쟁 전선 열어"…연준엔 또 금리인하 압박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통화 평가절하를 이유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즉각적 관세 부과 재개를 선언했다.
이날 발표는 트위터를 통해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관세 부활은 약 1년 3개월 만의 일이다.
대선 국면에서 '농심' 공략 등의 차원에서 중국에 이어 남미 국가들로 그 대상을 넓히며 무역 분야 확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다시 부과해 새로운 무역전쟁 전선을 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자국 통화에 대한 막대한 평가절하를 주도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농부들에게 좋지 않다"며 "그러므로 나는 이들 나라에서 미국으로 운송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가 즉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윗에서 "2018년 3월 1일 관세가 발표된 이후 미국 시장은 21%나 증가했다. 미국은 막대한 금액의 돈을 챙기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중국의 표적이 된 우리 농민들에게 주고 있다"며 대중 관세 정책의 효과를 거듭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해서도 또다시 압박을 가했다.
그는 연준을 겨냥, "많은 나라가 더는 그들의 통화를 평가절하함으로써 우리의 강한 달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강한 달러는 우리 제조업자와 농민들이 상품을 공정하게 수출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금리를 더 낮추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라 - 연준!"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연준을 향해 높은 금리가 제조업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면서 기준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며 인하를 압박해왔다. 그는 지난달 18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백악관에서 회동, 금리와 통화 완화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으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고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철강·알루미늄 업계의 경쟁력이 약화하면 군수를 비롯한 국가안보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논리지만, 이는 핵심 제조업 부흥을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다만 미국은 작년 8월 30일 한국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에 대해서는 철강·알루미늄 쿼터와 관련해 미국 산업의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면제를 허용키로 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에 대해 "깜짝 발표는 백악관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적대적 무역 접근법을 철회할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인 뒤에 나왔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새 무역 협정(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과 관련해 민주당과의 합의에 근접한 것처럼 보였고 최근 몇 주 동안 중국과의 긴장은 완화됐다고 WP는 설명했다.
트럼프의 이번 결정으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며 '브로맨스'를 유지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으로선 허를 찔린 셈이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대규모 화재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대응을 서방국가들이 비난하는 와중에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편들면서 "아마존 화재와 모든 측면에서 브라질 국민을 위해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칭찬하는 등 특별한 유대 관계를 공유해왔다고 WP는 전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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