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사흘째 '민생고' 시위…20대 청년 '아랍의 봄' 모방 분신

입력 2019-12-03 10:33  

튀니지 사흘째 '민생고' 시위…20대 청년 '아랍의 봄' 모방 분신
"경찰ㆍ시위대 격렬 충돌"…독재 종식 9년 후에도 청년실업ㆍ경제난 여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젤마에서 빈곤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사흘째 밤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은 열악한 생활고에 항의하는 청년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불타는 타이어로 도로를 막으며 대치했다.
젤마의 시위는 생활고를 비관한 임시직 노동자 압델와헤브 하블라니(25)가 정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가 병원에서 숨진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시작됐다.
젤마에 거주하는 빌렐 하르잘리는 "경찰이 사방에 최루탄을 쏘는 장면은 이전 혁명을 떠올리게 한다"며 "더딘 경제개발과 경찰의 과잉 대응에 시민들은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하블라니의 분신은 지난 2010년 12월 17일 막막한 생계를 호소하며 분신해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촉발한 무함마드 부아지지와 닮은 꼴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당시 26세이던 부아지지는 튀니지 중부 소도시 시디 부지드에서 노점상을 하다가 경찰의 단속으로 청과물과 노점 운영설비를 모두 빼앗겨 생계가 막막해지자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숨졌다.
이후 튀니지 전역에 반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고, 23년간 장기집권하던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당시 대통령은 결국 2011년 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튀니지는 독재정권에 마침표를 찍으며 북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에 민주화 바람을 일으켰지만, 물가가 급등하고 실업률이 치솟는 등 아직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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