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대뇌변연계의 정중앙에 위치한 해마(hippocampus)는 장기 기억, 공간 개념, 감정적인 행동 등을 조절한다.
해마로 들어가는 정보는 예외 없이, 과립형 세포와 연합뉴런(interneuron)으로 구성된 '치상회(dentate gyrus)'를 거친다.
뇌 안에서도 특히 치상회에 고밀도로 존재하는 과립형 세포는, 해마의 원뿔세포와 시냅스 결합을 형성하는 치상회의 출력 세포다.
연합뉴런은 중추신경계에서 뉴런(신경세포) 사이의 흥분 전도를 중개하고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신경섬유 다발 형태를 띠는 연합뉴런은 상대 뉴런에 생기는 '시냅스 후 전위'에 따라 흥분성과 억압성 두 종류가 있다.
치상회의 과립형 세포와 연합뉴런은 입력되는 정보를 처리해 연관성이 높은 기억끼리 묶는다.
이 메커니즘이 필요한 이유와 작동하는 원리를,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생리학 연구소의 마를레네 바르토스 교수팀이 밝혀냈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5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 발견은 중추 신경계의 정보 처리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연구팀이 새롭게 조명한 이 메커니즘의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신경세포의 수상돌기는 안테나와 비슷하게 입력되는 신호를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연합뉴런은, 억제 신호를 강화하는 염화물 운반체와 고농도 GABAA(생리 활성 조절 분자) 수용체에 의해 강한 제약을 받는다.
연합뉴런은 직접적으로 정보를 처리하지 않지만 어떤 과립형 세포가 그 작업에 관여할지를 결정한다. 반대로 과립형 세포는 GABAA 수용체의 농도가 낮아 이 분자의 제약도 덜 받는다.
치상회의 연합뉴런과 과립형 세포는 이런 공조 작용을 통해 주변의 환경 신호를 암호화한 뒤 지도와 비슷한 방식으로 치상회에 투영한다는 것이다.
만약 가바 수용체 등이 관여하는 억제 작용의 강도가 변하면, 입력 정보에 접근해 암호화하는 치상회의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면 기억 기능의 손상이나 다른 신경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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