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10.2% 예상…내년 상반기 -1.6%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반도체 부진과 세계 교역 둔화 속에 올해 상품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 감소할 전망이다.
8일 한국은행의 수정 전망에 따르면 올해 통관기준 상품수출액은 작년보다 10.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망대로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수출시장이 크게 위축된 2009년(-13.9%)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다.
LG경제연구원(-9.9%)과 현대경제연구원(-9.1%) 등 민간 연구기관도 올해 상품수출액이 10% 안팎으로 줄어든다고 보고 있다.
세계 교역량 축소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수출 감소의 주요 배경이다.
2018년에 3.6% 늘어난 세계 교역량은 미중 무역분쟁 악재 속에 올해 증가율이 1%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반도체 단가하락과 수요둔화로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액이 작년보다 12.8%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부진한 탓에 우리나라 수출 감소폭은 주요국보다 훨씬 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상품수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한국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9.9% 감소하며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 부진과 국제유가 하락 영향을 모두 받아 큰 폭 감소했다"며 "내년 상반기에 일시적으로 감소율이 낮아질 수는 있겠으나 수출이 전체적으로는 회복하지 못하고 정체된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요인을 제거한 실질 상품수출을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은은 수정 전망에서 올해 실질 상품수출이 0.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감소율은 닷컴 버블이 붕괴해 정보기술(IT) 분야 관련 수요가 크게 줄어든 2001년(-1.9%)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크다.
작년 12월부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로 마이너스(-)로 내려간 만큼 금융시장에서는 내년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한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구체적인 반등 시기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통관기준 상품수출이 내년 상반기에도 -1.6%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단기간에 반도체와 석유류 가격이 오르기 어려워 이들 산업의 업황이 당분간 부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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