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홍콩의 현실 알 수 있지만, 안전은 책임 못 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 6월 초부터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홍콩에서 '시위 관광' 상품이 등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상대로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클 창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 '홍콩 프리 투어'에서 홍콩 시위 현장을 방문하는 '시위 투어(Protest Tour)'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면 '누구나 환영하지만, 자신의 안전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경고를 읽을 수 있다.
이 '시위 관광'은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을 발표한 지난 10월 4일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이뤄진 시위 관광에서 마이클 창은 관광객들을 데리고 코즈웨이베이, 침사추이, 센트럴 등 홍콩 시위의 중심지를 방문해 관광객들이 직접 시위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위 관광에 참여하는 사람은 대부분 미국인이나 영국인이지만, 가끔 홍콩인이 참여할 때도 있다고 한다.
영국에서 온 지리 교사 앤디 존스는 "영국 정부는 홍콩에 가면 시위 현장을 가능한 한 피할 것을 당부하지만, 나는 홍콩 시위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최루탄 연기를 눈과 목구멍,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위 관광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지만, 관광객들이 원하는 만큼 기부금을 가이드에게 줄 수도 있다.
시위 관광을 개발한 마이클 창은 "이 상품은 관광객들이 홍콩의 현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홍콩 시위가 안전한지, 아닌지는 그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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