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의회(마즐리스)에 출석해 내년 회계연도(2020년 3월20일 시작) 예산안을 제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내년도 우리 예산안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제재에 맞서는 저항 경제를 기반으로 했다"라며 "'저항 예산안'으로 우리가 모든 제재에도 국가를 운영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겠다"라고 연설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은 원유 의존도를 상당히 줄였다"라며 "미국과 시온주의자(이스라엘)는 제재로 이란 정부가 불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겠지만 실상은 그들이 실패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지난해 8월 미국이 제재를 복원하면서 원유 수출량이 약 4분의 1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로하니 대통령은 "석유로 벌어들인 돈은 단 1리알도 경상예산이나 정부의 지출에 사용하지 않고 제재로 타격을 입은 민간 시설 개발과 자본 자산 매입에만 사용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에서 차관 50억 달러를 들여와 예산으로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가 이날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 규모는 4천840조 리알로, 달러화로 환산하면 정부 공식 환율로는 1천150억 달러지만 현재 비공식 시장 환율로는 약 386억 달러다.
이는 올해 이란 정부의 실제 예산 규모(282억 달러)보다 약 37% 많고, 지출액(351억 달러)과 비슷하다.
이란은 인구가 8천만명으로 한국보다 많고 주요 산유국이지만, 미국의 제재 등으로 국제 교역이 제한되면서 달러화를 기준으로 한 정부 예산(기금 포함. 시장 환율 적용)은 한국의 10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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