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파 성폭력 등 포함 총 67건…"국제사회 나서 철저히 조사해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 6월 9일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9일 만 6개월을 맞은 가운데 송환법 반대 시위 기간에 경찰에 의해 성폭력을 당한 사례가 32건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여성성폭력예방협회 등 3개 여성단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성폭력을 당한 사례를 조사한 결과 67명의 성폭력 사례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여성이 58명이었으며, 피해자의 연령대는 20세부터 29세까지였다.
가해자는 경찰이 3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부 공무원이나 친중파 주민이 28명으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피해자들은 경찰 등이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 성희롱을 가했으며, 모욕적이거나 위협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여성단체들은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경찰 등인 탓에 대부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채 피해를 호소할 곳을 찾지 못했다"며 "정부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엔 인권사무소 등 국제사회가 직접 나서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21개국 85개 시민단체 등이 홍콩 경찰의 성폭력을 규탄하는 성명에 연대 서명했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경찰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홍콩의 명문대학인 중문대에 다니는 여학생 소니아 응은 지난 10월 대학 당국과의 간담회에서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직접 드러내면서 경찰의 성폭력을 고발했다.
그는 지난 8월 31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후 연행된 콰이충(葵涌) 경찰서에서 경찰이 자신의 가슴을 치는 등 성폭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지난달에는 홍콩 췬완 경찰서에서 한 16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주장에 따르면 이 소녀는 지난 9월 27일 췬완 경찰서 옆을 지나가다가 4명의 폭동 진압 경찰에 붙잡혀 체포된 후 경찰서 내로 끌려갔으며, 경찰서 내의 한 방에서 이들 4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이후 이 소녀는 임신해 낙태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홍콩 경찰은 이를 부인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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