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1개 진입 요건 성장성 중심으로 단순화
알고리즘 매매 관리 시스템 도입 등 내년 사업 계획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곽민서 기자 = 한국거래소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의 원활한 코스닥 시장 진입을 위해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진입 요건 체계 개편에 나선다.
또 불공정 행위 논란을 빚은 알고리즘 매매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위험관리 제도·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내년도 주요 추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거래소는 우선 현재 11가지 유형의 코스닥시장 진입 요건 체계를 미래 성장 가치에 대한 평가 중심으로 단순화할 계획이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한 시장 진입요건 체계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며 "복잡하게 세분된 코스닥시장 진입요건 체계를 미래 성장 가치에 대한 평가 중심으로 단순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래 성장 가치를 직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게 시가총액인 것 같다"며 "시가총액을 중요요소로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재 코스닥시장 진입 트랙은 일반기업 4개, 이익 미실현기업 5개, 기술성장기업 2개 등 총 11개로 나뉘며 계속사업 이익과 자기자본, 매출액, 시가총액 등을 평가하고 있다.
거래소는 과거 재무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을 따져 혁신 기업의 코스닥시장 입성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경우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신(新) 인프라 기업이 적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진입요건 및 질적 심사 기준을 정비할 방침이다.
신 인프라 산업의 예로는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신재생에너지 등을 제시했다.
거래소는 또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관리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 이사장은 "알고리즘 매매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해 매매기법 고도화에 따른 다양한 투자 행태를 수용하고, 알고리즘 매매자에 대한 사전 등록 의무 부과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7월 알고리즘 거래를 통해 대규모 허수성 주문을 처리한 혐의로 글로벌 투자은행(IB) 메릴린치증권에 대해 제재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다만 메릴린치 측은 거래소가 정상적인 알고리즘 거래를 허수성 주문으로 잘못 판단했다며 이의를 신청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따라 매매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알고리즘 거래는 일반적 시세조종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거래소는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에 영문공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정보 공개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ESG 정보공개를 위해 거래소 내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보공개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결합상품 장내화와 관련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장외 구조화 증권의 환매 시장 개설 요구의 타당성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 "발행사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투자자, 상장기업, 금융투자업계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거래소는 ▲ 다양한 지수 개발과 투자상품 다각화 ▲ 구조화 증권시장 상품 체계 개편 ▲ 장외 파생상품 거래축약 서비스 도입 ▲ 주식옵션 특화 신규 시장조성자 도입 ▲ 총선 테마주·기업사냥형 불공정거래·불법 공매도에 대한 시장감시 강화 등을 내년 사업 계획으로 제시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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