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반환 20년만에 최대 위기…2016년 이후 첫 감소 전망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세계 최대의 '도박 도시'인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이 20년 만에 중대한 위기국면에 직면했다.
마카오는 오는 20일로 주권이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지 20주년을 맞는다. 마카오 주권반환 20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경축 기념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할 예정이다.
마카오의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은 중국의 지원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본토의 카지노 산업을 불법화함에 따라 카지노를 즐기려는 중국인들이 대거 마카오로 몰리면서 마카오는 200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카지노 도시로 등극했다.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은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매출액이 라스베이거스보다 3배 이상 많다.
이처럼 주권 반환 이후 20년 동안 고도의 성장세를 누려온 마카오 카지노 산업이 올해 들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 카지노 업계 전문가들은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카지노 업계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마카오의 올해 카지노 산업 수익은 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 수익 감소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마카오 카지노 산업이 내년에도 3% 수준의 완만한 상승세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마카오 카지노 산업에 제동이 걸린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침체와 미·중 무역전쟁, 홍콩의 민주화 시위 이외에 베트남 등 다른 나라의 카지노 산업 육성에 따른 '큰손'들의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한다.
블룸버그의 데이비드 보닛 애널리스트는 "오렌지로부터 모든 주스를 짜버렸다"면서 "마카오는 이제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와 애틀랜틱 시티와 같은 좀 더 성숙한 카지노 시장을 닮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카오 카지노 산업이 한계에 부딪힌 가장 큰 이유로 'VIP'로 불리는 큰 손들이 동남아의 신흥 카지노 도시로 거점을 옮긴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콩의 카지노 그룹인 선시티 홀딩스는 올해 초 베트남에 대규모 카지노 리조트를 건립에 착수했다.
게임산업 컨설팅 회사인 아이게이믹스(IGamiX)의 벤 리는 선시티 홀딩스의 베트남 카지노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마카오의 카지노 리조트들이 망연자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일본이 작년 7월 내국인들의 카지노 출입을 허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마카오 카지노 산업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의 통과로 일본이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의 두 번째 카지노 산업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 감독 기관인 '게임 감독 조정국'은 지난 2일 마카오의 카지노 업체들의 올해 11월 수익이 229억 파타카(약 3조4천5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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