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추격에도 격차 확대…원천기술 바탕 '점유율 48%'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한국과 중화권 국가에 밀리고 있으나 소니만큼은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소니의 올 3분기 반도체 사업 매출은 전분기보다 42%나 늘어난 26억8천800만달러(약 3조2천억원)로, 전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9위에 랭크됐다.
지난 2009년 4분기(8위) 이후 약 10년 만에 '톱10'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일본 업체로는 유일하다.
각각 2, 3위에 오른 삼성전자(137억4천800만달러)와 SK하이닉스(56억2천100만달러)의 매출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지만 전분기(15위)보다 6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지난달 파나소닉이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일본 반도체 산업의 '몰락'이 주목받았으나 소니만큼은 예외인 셈이다.
IHS마킷은 "올해 소니는 반도체 시장의 '떠오르는 별'이었다"며 "멀티카메라 채용 확대 등으로 CMOS 이미지센서 사업이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CMOS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차량,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로 최근 듀얼, 트리플 등 멀티카메라 시대가 열리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소니는 시장 진입도 앞섰고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아날로그 신호를 전달하는 기술에서 독보적이라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소니는 올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점유율 4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전망치는 각각 21%와 2%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업계 최초로 0.7㎛(마이크로미터) 픽셀 이미지센서를 공개하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목표를 내걸며 이미지센서를 1차 공략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일본에서 차세대 CIS 연구개발 센터를 여는 등 시장 입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기술 등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소니가 못하는 고화소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격 속도가 느리다고만 볼 순 없다"고 말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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