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 연방 공대, 저널 '네이처 방법론'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단백질은 모든 생명체 구성과 생물학적 과정에 기초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단백질이 주변 환경과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는 건 효과적인 치료 약 개발에 중요하고, 인공세포 디자인의 토대가 된다.
단백질의 표면만 보고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생화학적 작용을 묘사하는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스위스 로잔 연방 공대(EPFL) 연구진이 개발했다.
MaSIF로 명명된 이 획기적 기술은, 단백질이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장차 인공세포를 구성하는 단백질 기반 요소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방법론(Nature Methods)'에 실렸고, 상세한 기술 내용은 '오픈 소스 형식(open-source format)'으로 공개됐다.
EPFL이 9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EPFL 생명공학 연구소 산하 기관인 '단백질 디자인·면역공학 실험실(LPDI)'이 주도한 이번 연구엔 방대한 규모의 단백질 표면 데이터 세트가 동원됐다.
연구팀은 수많은 단백질 표면의 화학적·기하학적 특성을 기계 학습 알고리즘에 입력하고, 특성별 행동 패턴과 생화학적 작용을 짝으로 연결하게 학습시켰다.
그 결과, 단백질은 공동의 지문(fingerprint)을 공유하는, 비슷한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제1 저자인 파블로 가인차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단백질 표면을 스캔해 단백질의 지문을 구한 뒤 다른 단백질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PDI의 브루노 코라이아 소장은 "우리 알고리즘은 초당 수십억 개의 단백질 표면을 분석할 수 있다"라면서 "단백질을 디자인할 때 단순히 표면의 화학적·기하학적 특성을 바꿈으로써 단백질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프로그램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또한 다른 유형의 분자 표면을 분석하는 데도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구엔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스위스의 루가노대 등의 제휴 연구진도 참여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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