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지원액 8조9천627억원…정부 원안대로 예산안 통과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내년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액이 또다시 법정 기준에 미달했다. 올해보다는 1조원 이상 느는 등 사상 최대규모의 증액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법적으로 건강보험에 줘야 할 비율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 건강보험 국고지원 금액은 8조9천627억원으로 올해(7조8천723억원)보다 1조895억원(13.8%) 늘었다.
애초 정부가 편성한 국고지원 예산안대로 통과했다.
내년 국고지원안은 해당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6천121억원이 늘어나 9조5천748억원으로 증액됐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치면서 다시 깎여서 정부 원안대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정부의 내년 건보 국고지원 비율은 14.06%로 이번에도 법정 기준을 맞추지 못했다.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라 정부는 2007년부터 해당 연도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일반회계(국고)에서 14%, 담뱃세(담배부담금)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에서 6%를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내년 국고지원비율은 이보다 6%포인트 모자라는 수준이다.
이제껏 정부가 이렇게 법으로 정해진 국고지원 비율을 지킨 적은 없다. 보험료 예상 수입액을 적게 산정하는 편법으로 연례적으로 축소해 지원해왔다.
2007∼2019년 국고 지원율은 15.3%에 그쳤고, 13년간 미납액은 24조5천37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올해도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20%'보다 훨씬 낮은 13.62%를 국고지원금으로 지원했다.
이처럼 정부가 법정 기준을 지키지 않자 시민단체 등이 나서 '건보재정 20% 국가책임'을 준수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와 민주노총 등은 지난 10월 1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고지원 20% 이행은 더는 미뤄서는 안 될 국민의 요구"라며 "정부가 온전히 책임질 수 있도록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가지원 확대와 항구적 재정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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