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약한 고리된 40대 고용불안 장기화, 대책 급하다

입력 2019-12-11 16:09  

[연합시론] 약한 고리된 40대 고용불안 장기화, 대책 급하다

(서울=연합뉴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은 취업자 수, 고용률, 취업률 등 3대 지표가 4개월째 개선 흐름을 타고 있음을 보여준다. 취업자는 작년 동기대비 33만1천명 늘어 지난 8월 이후 넉달 연속 30만명대 이상의 증가세를 지속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4%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실업률도 3.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개선됐다. 정부는 올해 20만명의 취업자 증가를 예상했는데 이런 흐름이라면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적 악재로 수출과 내수가 극도로 침체한 상황에서 고용 호조가 나타난 것은 정부의 재정 투입 등 정책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단기 일자리 비중이 큰 60대 이상의 취업자가 40만8천명 늘어 2개월 연속 40만명대 증가세를 보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경제가 악화하면 고령자나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은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다. 아직은 재정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국가가 예산을 풀어 안전망을 마련해주는 것을 두고 세금 퍼주기 포퓰리즘이라고 무작정 깎아내릴 일은 아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 경제의 중추로 생산성이 높은 30대와 40대 일자리가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30대는 2만6천명, 40대는 17만9천명 각각 줄어 24개월째 동반 감소했다. 이는 60대 이상 일자리 증가 폭과 확연하게 대비된다. 특히 40대 일자리는 48개월째 줄고 있고 감소 폭(-1.1%포인트)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컸다. 30대와 40대는 가정을 꾸려 자녀 양육 등으로 생계비 부담이 크고 집 평수를 늘려야 하며 노후도 준비해야 하는 세대다. 이들이 고용시장에서 밀려난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경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이들의 일자리 퇴출은 곧바로 가정 경제의 파탄으로 연결될 우려를 키운다. 20년 전 환란 때 취업절벽을 겪은 40대가 지금은 구조조정의 파도에 휩쓸린 모습이어서 더욱더 안타깝다. 이들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해운·조선업종의 구조조정, 건설업 부진, 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30∼40대가 잃어가는 일자리는 대부분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고용 불안을 완화하지 않고 일자리 질의 개선을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우리 경제가 역동성을 회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 회복세가 워낙 미약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민간 제조업의 고용이 의미 있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규제 혁신, 노동 생산성 향상, 산업 체질 개선 등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 50~60대 장년층이나 청년층, 빈곤층에 집중된 정부의 일자리 대책도 손질해야 한다. 30대나 40대 실업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전직이나 재교육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만하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새로 생겨날 일자리로 옮겨탈 수 있도록 30~40대 실업자에 대한 재교육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국가 경제의 허리인 30~40대의 실업난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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