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보고서 "직원 4천300명 중 1천500명 병가 등으로 결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영원의 도시'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로마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고대부터 축적된 수많은 문화유산으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하지만 거리에 넘쳐나는 생활 쓰레기로 지저분하고 불쾌한 곳이라는 오명도 뒤따른다.
생활 쓰레기 문제는 지난 십수년간 로마를 괴롭힌 이슈 가운데 하나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소속의 비르지니아 라지(40)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2016년 최초의 여성 시장으로 당선됐지만, 개선은커녕 오히려 악화했다는 비난을 들었다.
이런 가운데 로마의 고질적인 쓰레기 문제 이면에 잦은 결근에 따른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는 시 당국의 내부 보고서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일간 '일 메사제로' 등에 따르면 쓰레기 수거 계약 업체인 'AMA'의 전체 고용 인원 4천300명 가운데 하루 평균 1천500여명은 결근했다고 해당 보고서는 밝혔다.
매일 정상 인력의 65% 정도만 업무에 투입된다는 얘기다. 결근 사유는 대부분 병가였고, 고령 친인척 간호 등의 사유도 있었다.
보고서는 특히 의사들이 병가를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질병 확인증을 지나치게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병가 사유 중에는 '스모그 알레르기'도 있었다고 한다.
이는 쓰레기 수거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서비스 직군에서도 문제가 된 바 있다. 보고서는 그 한 예로 2014년 12월 31일엔 경찰관 767명이 한꺼번에 병가를 낸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시 당국은 이러한 비상식적인 병가 신청이 업무 태만과 연결된 것은 아닌지 유심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아픈 곳이 없는데도 병가를 내고 결근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로마 환경미화원들의 부실한 근무 태도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돼왔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한 TV 탐사 프로가 쓰레기 수거 차량을 미행해 남성 직원들이 업무 시간에 에스프레소 또는 피자를 즐기거나 여성 동료와 시시덕거리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고발한 적도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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