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보좌관, 베네수 장관 참석 사실 알게된 후 취임식 참석·회동 취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날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가 정작 취임식에 가지도 않고 아르헨티나를 떠났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측 인사가 취임식에 초청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중남미 담당 보좌관인 모리시오 클래버캐런은 예정과 달리 전날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11일로 예정됐던 페르난데스 대통령, 펠리페 솔라 아르헨티나 외교장관 등과의 만남도 취소한 채 아르헨티나를 떠났다.
클래버캐런 보좌관은 취임식 초청명단에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공보장관이 포함된 사실을 발견하고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인권 범죄 등을 저지른다며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라린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장관은 아르헨티나 입국이 금지된 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또 다른 좌파 지도자,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도 미국 측을 심기를 건드렸다.
클래버캐런은 클라린에 "아르헨티나에 도착해 몇몇 초청 인사와 깜짝 놀랄 만한 일을 발견해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일찍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불쾌감을 아르헨티나 정부 측에 정식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클래버캐런은 마두로 정권 등과의 관계가 "아르헨티나에 어떤 이익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라며 새 정부가 "미국 등 다른 동맹들과 어떻게 더 협력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른 미국 측 인사인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과 마이클 코잭 국무부 차관보는 예정대로 취임식에 참석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 취임으로 4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선 아르헨티나는 마두로 정권을 비난했던 이전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권과는 다른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로서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 등에 있어 미국 정부의 협조도 필요한 상황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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