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감자 석방' 佛 마크롱 요구에 "내정 간섭" 거절

입력 2019-12-12 17:40  

이란, '수감자 석방' 佛 마크롱 요구에 "내정 간섭" 거절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는 이란에 수감된 프랑스인 2명을 석방하라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란 외무부의 압바스 무사비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밤 트위터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의 석방 요구와 관련, 프랑스어로 "프랑스는 이란이 주권 국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란의 내정에 간섭하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적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10일 트위터에 "인권의 날을 맞이해 이란에 갇힌 우리의 동포 파리바 아델카와 롤랑 마샬, 그의 가족을 생각한다. 그들의 투옥에 관용을 베풀 수 없다. 즉시 석방돼야 하고 이를 이란 대통령에게 말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반복한다"라고 적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7일 각자 억류했던 상대국 학자를 1대1로 맞교환하자 이에 맞춰 이란에 자국민을 석방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외무부는 10월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소속 인류학자 아델카, 아프리카 전문가인 마샬이 이란에 억류됐다고 확인하고 이란 정부에 즉시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시앙스포 소속 사회과학자로 6월 이란에 입국했다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체포됐다. 이 중에 아델카는 이란과 프랑스의 이중국적자다.
프랑스 외무부에 따르면 이란 측은 마샬에게는 테헤란 주재 프랑스 대사관의 영사 접견을 허용했지만, 프랑스·이란의 이중국적자인 아델카는 자국인으로 취급해 프랑스 대사관의 접견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란은 이란 국민이 보유한 이중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미국의 일방적인 파기로 존폐가 위태로워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구제하기 위해 유럽 서명국을 대표해 이란과 가장 활발하게 접촉하는 곳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이 핵합의를 무효로 하는 과정인 분쟁 해결 절차를 가동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이에 이란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관계가 악화일로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유럽 측 서명국(영·프·독)은 지난해 5월 미국의 핵합의 파기 뒤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금융 거래를 끊어 핵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이란은 핵합의로 제한·동결한 핵프로그램 일부를 재개하면서 유럽 측에 핵합의를 준수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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