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서명 안 하면 퇴학 협박" 주장에 학교 "점수 깎일 뿐" 물러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한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K팝 스타처럼 앞머리를 내리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온라인 매체 카오솟이 12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동부 찬타부리주에 있는 한 학교의 순렝 스리싯티차이사꾼 교장은 최근 여학생들에게 앞머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했다.
순렝 교장은 "이 규칙은 이미 오랜 기간 시행이 돼왔었다"며 "그러나 십 대 소녀들 사이에 인기 있는 K팝 스타의 머리 모양을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이 학교 규칙을 어기지 못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자 학생들은 물론 교육 관련 단체들로부터 지나치고 불합리한 규제라는 항의가 나왔다.
여기에 과도한 처벌 방침을 한 시민단체가 공개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두발 불량' 학생들에게 배부된 것으로 알려진 서류에서 학생들은 잘못을 시인한 뒤 머리 모양을 고칠 것을 약속해야 했다.
또 같은 잘못을 저지를 경우에는 무조건 처벌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며, 학부모가 학교에 와서 학생과 함께 이런 내용을 담은 해당 서류에 서명해야 했다.
여기에 학교 출석 서한에 세 차례 응하지 않을 경우, 학생의 퇴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태국에서 학생의 머리나 치마 길이 등을 두고 교사들이 학교 기준을 강요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앞머리를 내린 머리와 같은 사소한 일로 '퇴학 협박'이 이뤄졌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은 시끄러웠다.
한 네티즌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 학교는 학생들을 괴롭히지 말고 가르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이건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교육부 규정에는 앞머리를 내리지 말라는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많은 공립학교는 이 학교처럼 교육부 규정을 무시하고 자체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순렝 교장은 두발 불량으로 퇴학을 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태도 점수가 깎일 뿐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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