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있는 탈퇴, 효과적 이행 바란다"…무역협상 등 다음단계 준비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현혜란 기자 = 영국 보수당이 12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를 두고 지난한 협상을 벌여온 EU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의석 과반을 차지한다면 번번이 영국 의회 문턱을 넘지못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이번에는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EU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며 "영국 의회가 수정 법안을 받아들이고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미셸 의장의 발언에 동의한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측에 축하의 뜻을 전하고, 브렉시트 이후 진행할 무역 협상 초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영국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영국 국민이 원하는 정부를 선출하기로 한 결정이 확고해 우리가 앞으로 몇 달 간 어떤 일을 겪을지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프랑스의 아멜리 드 몽샬랭 EU 담당 장관은 영국 선거 결과가 출구조사 결과대로 확정된다면 프랑스가 오랫동안 바라왔던 "확실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AFP가 확보한 EU 정상들이 마련해놓은 성명 초안에는 존슨 총리가 지난달 서명한 브렉시트 합의문에 기반한 영국의 "질서 있는 탈퇴"를 지지하고 "시기적절한 비준과 효과적인 이행"을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EU는 영국과 "최대한 친밀한 관계"를 이어가되 그 관계는 "균형 잡힌 권리와 의무"를 기반으로 하고 기업 활동과 무역 규칙의 관점에서 "공평한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출구조사 결과 대로 여당인 보수당이 압승을 거둔다면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해소되겠지만. 내년 말까지 영국과 새로운 무역 협상을 촉박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정부와 EU가 합의한 대로 영국이 2020년 1월 31일 EU를 떠나더라도 그해 말까지는 브렉시트 효력이 일시적으로 보류되고, 그 이후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에 따라 새로운 협상을 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BBC와 ITV, 스카이 뉴스 등 영국 방송 3사가 실시한 총선 출구조사 결과 보수당은 하원 650석의 절반을 훌쩍 넘는 36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1야당인 노동당 의석은 191석으로 200석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존슨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의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다면 브렉시트 관련 법안을 단독 처리해 내년 1월 31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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