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원 잘 안 받아들이려는 회원제 클럽"에 가입한 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은 난기류에 휘감긴 폭풍의 행성이다. 대표적 특징으로 꼽히는 적갈색 소용돌이인 '대적반'(大赤班·great red spot) 이외에도 극지방에는 15개에 달하는 대형 폭풍이 고정적으로 형성돼 있다.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2016년 처음 발견한 목성 극지방 폭풍은 북극에서는 초대형 폭풍 하나를 중심에 두고 이보다 작은 8개 폭풍이 둘러싼 형태를 띠고 있다.
목성 남극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6개의 폭풍이 하나를 가운데 두고 나머지가 주변에서 감싸며 안정적인 오각형을 형성했다. 하지만 최근에 새로운 폭풍이 형성되며 육각형 구조로 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주노 탐사선이 지난 달 3일 3천500㎞ 상공에서 22번째 근접비행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폭풍이 추가된 것을 포착했다.
주노에 탑재된 '목성 적외선 극광 매퍼'(JIRAM)로 측정한 결과, 새로 관측된 폭풍은 현재 텍사스(69만㎢)와 비슷한 크기로 미국(982만㎢)만한 기존 폭풍보다는 훨씬 작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비슷한 크기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풍속은 시속 362㎞로 기존 폭풍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성 극지방 폭풍은 처음에는 대적반처럼 준(準) 고정물인지 아니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사라지는 것인지가 불분명했으나, 지난 몇년간의 탐사를 통해 상당히 안정적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때문에 오각형 체제를 깨고 새로운 폭풍이 형성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고 한다.
주노 탐사선 책임연구원인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의 스콧 볼턴 박사는 이와 관련 "극지방 폭풍들이 새로운 회원을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회원제 클럽의 일부처럼 보였다"고 했다.
주노 탐사선이 JIRAM과 가시광선 카메라를 통해 확보한 자료는 목성뿐만 아니라 토성과 천왕성, 해왕성 등 태양계의 대형 가스행성과 더 나아가 속속 발견되고 있는 대형 외계행성의 기상변화를 밝히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주노 과학자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의 리청 연구원은 "이번에 관측된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고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상현상"이라면서 "앞으로 주노의 추가 근접비행을 통해 새로 형성된 폭풍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우리의 이해를 넓혀 나가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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