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아베' 벚꽃파문 추궁에 "정책논쟁外 이야기" 폄하

입력 2019-12-14 10:55  

'적반하장 아베' 벚꽃파문 추궁에 "정책논쟁外 이야기" 폄하
야당 "아베가 초래한 문제…그런 말 할 자격 없다" 반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자의적으로 운용했다는 비판을 받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 문제를 추궁한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일련의 문제를 초래해 정국을 들끓게 한 장본인이 '적반하장'(賊反荷杖,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잘못한 사람이 잘못 없는 사람을 나무라는 것)의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아사히(朝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내외정세조사회 강연에서 "최근 한 달 벚꽃을 보는 모임에 관해 논의가 집중됐다"며 "재작년과 작년은 모리·가케 문제, 올해 봄은 (후생노동성) 통계 (부정) 문제. 이번 가을은 벚꽃을 보는 모임"이라고 국회에서 야당이 추궁한 문제들을 거론했다.
아베 총리는 "정책 논쟁 이외의 이야기에 많은 심의 시간을 할애했다"며 "국민 여러분에게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리·가케 문제는 모리토모(森友)학원과 가케(加計)학원을 둘러싼 의혹으로 '사학스캔들'로 불리기도 했다.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은 2016년 6월 오사카(大阪)부 도요나카(豊中)시에 있는 국유지를 일본 정부로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거래 가격이 이 토지의 감정 가격보다 약 8억2천만엔(약 88억원) 할인됐다는 것이 2017년 2월 드러났다.
특히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모리토모학원이 신설을 추진한 초등학교의 명예 교장으로 한때 취임하는 등 권력에 유착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심을 샀다.
가케학원은 2017년 1월 수의학부 신설 사업자로 선정됐는데 학원 이사장이 아베 총리와 골프 등을 함께 하는 친구였고 과거 52년간 일본 정부가 수의학과 신설을 허가한 적이 없어서 특혜 의혹이 증폭했다.
아베 총리가 13일 강연에서 언급한 사안은 결국 정권의 비리 의혹 등과 관련된 사안이다.

국민께 죄송하다며 사죄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이 문제를 국회에서 추궁한 야당에도 잘못이 있다는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벚꽃을 보는 모임을 이용한 유권자 매수 의혹 등의 제기되고 있어 권력의 정당성 자체가 의문시될 수 있는데 '정책 논쟁 이외 이야기'라고 표현한 것은 진상 규명 시도를 깎아내리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아베 내각이 의혹에 관해 수긍할만한 설명을 하지 않고 심지어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있어 아베 총리의 이런 발언은 야당의 반발을 샀다.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쓰지모토 기요미(십<于 대신 十이 들어간 迂>元淸美) 간사장 대행은 "자신이 초래한 문제를 설명하지 않고 이리저리 도망 다니고 있는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냐"고 비판했다.
역시 야당인 공산당의 고이케 아키라(小池晃) 서기국장은 "'정책 논쟁 이외'가 아니라 '정책 논쟁 이전'의 이야기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책 논쟁의 토대를 무너뜨린 것은 아베 총리 자신"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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