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쿠데타 이후 최대 반정부 집회…'野 탄압' 역풍 부나

입력 2019-12-15 12:39  

태국, 쿠데타 이후 최대 반정부 집회…'野 탄압' 역풍 부나
당 해산 위기 타나톤 FFP 대표 "내달 집회가 진짜" 경고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주말 방콕 도심에서 2014년 5월 쿠데타 이후 5년 반 만에 최대 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리면서 태국 정치권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15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방콕 시내 중심부인 예술문화센터 앞에서는 제3당인 퓨처포워드당(FFP) 주최로 반정부 집회가 열려 타나톤 중룽르앙낏 FFP 대표와 지지자 등 수천 명이 민주주의 회복과 독재 타도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최근 태국 헌법재판소가 타나톤 대표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데 이어 선거관리위원회가 헌재에 FFP 해산 심판을 청구한 와중에 나왔다.
그는 집회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규탄 집회를 제안했다.



인도는 물론 역사와 쇼핑몰을 연결한 고가 통로에까지 인파로 가득 찬 집회에서 일부 참석자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거론하며 "쁘라윳, 퇴진"을 외치기도 했고, 다수 참석자는 세 손가락 표시를 통해 저항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세 손가락 인사'는 인기 영화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에 나오는 독재에 대한 저항의 제스처로, 태국에서는 2014년 5월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군부에 대한 반대의 상징으로 통한다.
이날 집회는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됐고 폭력 사태도 없었다. 경찰도 집회를 막지 않았다.
그러나 5년 전 군사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방콕포스트)였다는 점, 북부 치앙마이에서도 소규모지만 대학생 단체 주최로 연대 반정부 집회가 열린 점, 그리고 내달 12일 반정부 집회가 예고돼 있다는 점 등에서 '쿠데타 이후 최대 반정부 집회'에 쏠린 눈길이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이번 집회가 총선 이후 사실상 제1 야당 역할을 해 온 퓨처포워드당에 대한 일련의 '탄압'에 대한 반작용에서 일어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군부 재집권 반대를 앞세워 지난 3월 총선에서 창당 1년도 안 돼 일약 제3당으로 도약한 직후부터 FFP는 '군부정권 2기'인 현 정부에 의해 각종 소송의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지난달 당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헌재에 의해 의원직이 상실됐고, 지난주에는 선관위가 FFP 해산을 헌재에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이날 집회가 향후 FFP 운명에 따라 내달 예정된 반정부 집회를 거치면서 태국 정치권을 흔들 강력한 태풍으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실제 타나톤 대표도 이날 집회에서 "오늘은 시작에 불과하다. 진짜는 다음 달"이라면서 "쁘라윳 총리, 아직 겁먹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언론은 타나톤 대표가 지지자들의 행동을 촉구하는 것과 관련, 군부 쿠데타로 귀결된 2006년과 2014년의 극심한 정치적 갈등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집회 참석자건, 아니면 정부 관계자건 간에 우리는 모든 종류의 폭력을 거부한다"며 홍콩과 같은 폭력 행위를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동안 친정부 판결을 내려온 헌재가 이번에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결정을 내릴 경우, 태국 정국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앞서 타나톤 대표는 의원직 상실 결정 이후 언론 인터뷰 및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등에서 당 해산 시나리오에 대해 "그럴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시민 분노는 실제로 있다. 폭풍이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바 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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