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이라크 내정 간섭 경고…美·이란 세력 대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14일(현지시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U)와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 수백명이 반미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에서 미국이 이라크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에 태우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닮은 인형을 교수형에 처하듯 밧줄에 매달아 조롱했다.
이날 집회는 여러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가운데 강성으로 분류되는 아사이브 아흘 알하크(AAH)가 주최했다고 이라크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달 6일 AAH의 지도자 카이스 알카잘리를 인권 유린(반정부 시위대 살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AAH는 지난해 5월 이라크 총선에서 시아파 민병대가 주축이 된 '파타 동맹' 정파에 참여해 10여명의 의원을 배출했다.
이들은 이날 반정부 시위대가 주로 모인 지역의 인근에서 미국을 규탄하는 집회와 행진을 진행했다.
지난 10월 1일 시작한 이라크 반정부 시위를 두고 서방 언론이 이란의 내정 간섭과 이란에 우호적인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해석하는 만큼 이날 시아파 민병대의 반미 시위는 이런 여론을 희석하려는 '맞불 집회' 성격으로 해석된다.
두 달 반 동안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가 이란의 영향력이 강한 이라크 남부를 중심으로 발생한 데다 이란 영사관 2곳이 시위대에 공격받은 터라 '반이란 시위'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3일 이라크내 미군 주둔 기지에 대한 최근 로켓포 공격의 배후로 '이란의 대리인', 즉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를 지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 또는 그들의 대리자가 미국인, 우방 또는 미국의 국익을 공격하면 우리가 단호히 응답한다는 점을 이란 지도자들이 잘 알아야 한다"라며 "이란은 주변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이라크 민병대 지원을 즉시 중단하라"라고 경고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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