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트럼프 그레이엄 상원의원 인용해 미 언론 보도
에스퍼 美국방 "평화협상 타결여부와 무관하게 中과 경쟁 고려해 감축할 것"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안용수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감축 방안이 금주 안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아프간 수도 카불을 방문 중인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계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 주 아프간에서 수천 명의 미군 병력을 부분적으로 철수시키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의 약 1만3천명 규모에서 8천600명 수준으로 줄이는 내용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CNN방송도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감축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감축 규모는 최대 4천명가량 될 수 있다고 고위 당국자 발로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후 추가 감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수치이기도 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인 지난달 28일 해외 파병 미군 격려차 아프간을 깜짝 방문한 자리에서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의 평화협상 재개를 선언하면서 아프간 내 미군 병력을 약 8천60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병력 규모를 상당히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벨기에 방문 후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아프간 주둔 미군 감축은 평화 협상 타결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고려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아프간에서 철수한 장병은 귀국해 새로운 임무를 위한 재훈련을 받거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벌어지는 강대국 간의 경쟁에 맞서기 위해 배치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스틴 스콧 밀러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주둔군을 감축해도 대테러 작전이나 훈련, 자문 등의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결국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정치적 합의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협상은 그러나 미군 기지에 대한 탈레반의 테러 공격으로 공식재개 엿새 만에 중단됐다고 지난 13일 외신들이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병력 감축은 전면적 철수에 대한 의도를 분명히 함으로써 탈레반에 대한 중대 양보로 비칠 수 있다고 ABC방송은 지적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협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협상의 가장 강력한 지렛대가 없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감축 시기도 관건이라고 ABC는 전했다.
이와 관련, 주아프간 미군 측은 감축 규모 등과 관련해 아직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백악관도 구체적인 반응을 거부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미군 철수 문제는 그동안 협상의 난제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탈레반은 미군의 전면적 철수를 요구해왔으나 일부 미 당국자들은 대(對)테러 잔여 병력을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미국의 아프간 내 미군 감축은 "더는 세계의 경찰이 되지 않겠다"는 '신(新)고립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특히 최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지렛대로 방위비 대폭 증액을 압박해온 상황과 맞물려서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이던 지난 3일 관련 질문을 받고 현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선 한국이 더 공정히 부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최근 상·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합의돼 하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에 주한미군 규모를 현행으로 유지하는 내용 등이 담김에 따라 국가안보에 부합한다는 것을 국방장관이 입증하지 못하는 한 주한미군 규모는 현행 2만8천500명에서 줄이기 어렵게 된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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