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들 "18일 조용한 은퇴"…후임은 닝민 유력
알리바바 마윈 이어 또 中 거물급 IT 기업인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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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PC 신화'의 주인공이던 레노보(중국명 롄샹[聯想]) 류촨즈(劉傳志·75) 창업자가 은퇴한다.
17일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류촨즈는 18일 레노보의 모기업인 레노보홀딩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지난 9월 55세의 나이로 '조기 은퇴'한 알리바바 마윈(馬雲) 전 회장에 이어 중국을 대표하던 IT 업계의 거물이 또 한명 업계를 떠나는 것이다.
레노보홀딩스는 18일 류 회장의 퇴임을 정식으로 발표하지만 별도 퇴임 행사는 예정되지 않았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 IT 업계에서 류 회장의 위상에 비춰봤을 때 이는 매우 조용한 은퇴라고 신경보는 지적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레노보홀딩스는 레노보 지분 29.1%를 보유한다.
국가 연구 기관인 중국과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류 회장은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인 1984년 레노보의 전신인 신기술발전공사를 세웠다.
이후 외국 전자제품 회사의 주문을 받아 소형 전자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다가 직접 PC 생산에 뛰어들었다.
폭발하는 중국 IT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레노보는 중국 PC 업계를 석권했다.
이어 IBM의 랩톱 브랜드인 싱크패드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휴렛팩커드(HP)를 제치고 세계 정상급 PC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현재 세계 PC 시장에서 레노보, HP, 델 세 업체가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특히 레노보와 HP는 글로벌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류촨즈는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급성장한 IT 분야의 민영 기업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다. 중국 IT 업계를 대표하는 1세대 창업자인 화웨이(華爲)의 런정페이 회장과 1944년생 동갑이다.
그는 작년 12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중국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바이두 창업자인 리옌훙(李彦宏) 회장, 자동차 업체 지리(吉利)홀딩스의 리수푸(李書福) 회장 등과 더불어 중국 지도부로부터 직접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레노보는 스마트폰 보급이 불러온 모바일 혁명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화웨이(華爲), 알리바바(阿里巴巴), 바이두(百度), 텐센트 같은 신예 기업들에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의 자리를 사실상 내줬다.
레노보는 한때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도 했지만 화웨이와 샤오미(小米) 등 경쟁 업체들에 밀려 현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레노보의 주력 사업 분야인 PC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비해 이익률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회사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경보는 "몸집이 커진 레노보는 PC 비중이 너무 커 곤란을 겪고 있다"며 "신사업 육성 분야에서 큰 돌파구를 열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촨즈는 지난 2011년 11월 사업 법인인 레노보 회장에서 물러나 지주회사인 레전드홀딩스 경영에 집중해왔다.
중국 매체들은 레노보홀딩스의 고급부총재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닝민(寧旻)이 류촨즈의 후임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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